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배우의 재발견’ 윤계상, “요새 아이돌 부럽고, 결혼 빨리 하고파”
지난 23일 방영된 MBC 미니시리즈 ‘최고의 사랑’ 마지막회. 극중 열애사실을 공개선언한 독고진(차승원)과 구애정(공효진)이 주위 뭇 팬들의 시선을 받으며 극장데이트에 나선 장면. 구애정이 한 영화홍보전단지를 집어들자 독고진이 한마디한다. “이 영화 남자주인공은 대사를 한 마디도 안 한다던데”. 전단지에는 ‘풍산개’라는 영화제목이 또렷하다. 실제로 드라마가 종영한 날 ‘풍산개’가 개봉했고 주연배우가 바로 ‘최고의 사랑’에서 윤필주역할을 맡았던 윤계상(33)이다.

“요새 꼬마들은 제가 가수했다는 것도 몰라요. 저를 그냥 배우로 봐주시는 분들이 생겼어요. 행복하죠. 그동안 배우가 되기 위해서 갈망하고 욕심만 부렸다면 이제는 긴 호흡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야죠. 이제야 진짜 새로운 시작인 느낌입니다.”

드라마 종영 전날까지 촬영을 하는 빡빡한 스케줄에도 제작진에 양해를 구하고 자신의 출연분량을 미리 몰아찍고 나왔다는 윤계상을 23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드라마는 빛나기 어려웠던 역할이었지만 대중들한테 사랑받는 작품을 하기 위해 선택했다”며 “내 연기 열정을 드러내기 보다는 극중 인물에 충실하게 맞춰가려 했다”고 말했다. 자칫 강한 개성과 독특한 어조를 갖춘 캐릭터인 독고진에 완전히 묻혀 있을 뻔했다. 드라마의 중심은 출발부터 독고진과 구애정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윤계상은 능력·외모를 갖춘 이른바 ‘훈남’이면서도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을 말없이 지켜가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독고진의 대척점인 필주로 균형을 만들어갔다. ‘필주앓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여성팬들의 로망이 됐다.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실제라면 필주같이 남의 행복을 위해서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보내주진 않을 것”이라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윤계상이 배우로서의 열망과 ‘강한 남자’의 면모를 풀어낸 것은 영화 ‘풍산개’에서였다. 그가 연기한 ‘풍산’은 휴전선을 넘나들며 남북간 사람과 물건, 무엇이든 배송하는 정체불명의 남자 풍산이다. 세상의 질서에 길들여지지 않고 순수함을 지키는 ‘유령같은 존재’. 극중 대사라곤 ‘으윽’하는 외마디 뿐, 말이 없는 사내지만 윤계상은 사랑하는 여자와 자기만의 세계를 위해 세상과 맞서는 한 남자의 순수한 내면을 다양한 표정과 액션으로 보여준다. 극중 드러내는 근사한 몸의 근육처럼, 연기에 대한 그의 꿈틀대는 열망을 영화 속에서, 그의 필모그래피 속에서 알아채기란 어렵지 않다. 윤계상은 전작 ‘조금만, 더 가까이’에 이어 두번째로 노개런티로 출연했고, 메가폰을 잡은 전재홍 감독은 “윤계상이 아니었으면 영화를 찍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9년 보컬 그룹 ‘지오디’로 데뷔해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를 통해 배우로 길을 바꾼 윤계상. 군복무 기간을 빼면 이제 연기경력이 가수활동기간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그는 1세대 ‘연기돌’이다.

그는 “요새 외국에 나가보면 한류가 정말 대단하다”며 “지오디가 활동할 당시만 해도 예능프로그램에도 한번 출연하려면 방송사에 가서 한없이 기다려야 했다, 연기나 음악훈련은 물론이고 영어, 일어까지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요새 아이돌스타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윤계상은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이 “거지나 ‘찌질한 남자’ 역할부터 훈남까지 뭐라고 해도 그럴듯한, 사실적인 외모”라고 꼽았다. “서른 넘고 나니까 이제 조급하게 쫓아가기 보다는 10년 20년을 내다보고 길게 조금씩 나아가며 훗날 진짜 배우라는 평가를 얻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윤계상은 “연기를 하고 활동하면서 속상할 때도 많아 의지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여자를 빨리 만나고 싶다”며 “술먹고 휘청거리던 형들이 안정을 찾아 일에 몰두하는 것을 보면서 하루라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