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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띵동’과 ‘독고진’의 담백한 고백
이 남자의 고백은 언제나 담백하다.

물론 찌질하던 때도 있었다. ‘진달래꽃’을 운운하며 자신의 심장을 ‘즈려밟지’ 말라고 하던 독고진도 있었고, 벚꽃이 흩날리던 봄의 저녁에 동화같은 고백, 아니 ‘자백’을 하던 그도 있었다. 그렇다고 성공률이 굳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입만 열지 않으면 감히 범접하지 못할 ‘특별한’ 톱스타 독고진은 입이 열리는 순간 이상하게도 현실로 내려앉는다.

그는 감정에 솔직하다. 그 감정을 수치스러워할 때도 있었지만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단지 이것과 저것을 구분하지 못하던 것뿐, 하지만 독고진의 심장은 박자가 늦을지언정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독고진은 종종 일곱살 ‘띵동’과 같다. 


▶ ‘감자싹’으로 키운 사랑...독고진의 마지막 고백=쑥쑥 커가던 감자싹과 함께 사랑을 키웠다. 감자싹과 함께 심장통증으로 쓰러졌던 독고진은 다시 돌아왔다.

22일 방송된 ‘최고의 사랑(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은 이제 결말을 향해가고 있다. 50%의 확률, 사는 것 아니면 죽는 것뿐인 인공심장 이식 수술 2개월 후 더 특별해진 심장과 함께 돌아온 톱스타와 독고진의 수술 당일 생방송 프로그램을 박차고 나간 탓에 ‘변 때문이야’ 동영상의 주인공으로 재탄생한 여전히 비호감인 그녀 구애정의 사랑은 현실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고백을 할 때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온 후의 마음이 달라진’ 것은 독고진이 아니었다. 단지 관심받지 못한 어린아이처럼, 여느 연인들의 관계에서처럼 지난 두 달 자신의 안부를 물으러 나타나지 않은 구애정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을 뿐.

‘죽음’마저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칸느행 티켓’과도 같은 ‘김기욱 감독’의 시나리오마저 뿌리친다. ‘살았으니 더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문 대표(최화정)의 이야기는 우리의 현실이었지만 ‘특별한’ 독고진은 그 현실에 주저앉지 않았다. 단지 또다른 현실에 직면할 소중한 사람의 상처를 앞서 안고갈 따름이었다. 예를 들자면 이러한 것들이다. 계급 차이가 분명한 두 연예인의 만남에 도끼눈을 뜨고 달려들 대중의 반응이다. 밉상, 진상, 더티, 싼티, C급 연예인 구애정은 임신으로 발목잡은 ‘발목녀’가 되고, 불화설 결별설 이혼설에 휩싸일 것이라는 것이 국보소녀 출신 제니(이희진)의 시나리오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극복’할 담이 높은 두 사람에겐 ‘실제 상황’으로 닥쳐온다. 전국민이 ‘시어머니’인 톱스타와의 만남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독고진은 그의 베스트프렌드 일곱살 ‘띵동’에게서 용기를 얻었다.

나이만 다를 뿐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 사랑 앞에서 지켜줘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아는 두 남자다. 생각은 길었지만 행동은 빨랐다. 독고진 이야기다. ‘띵똥’의 고백은 아직 전파를 타지 않았다.

수술 전 구애정과의 단독 인터뷰는 이제 전국민을 상대로 퍼져나간다. 그 고백은 여전히 담백했다.

독고진은 수술전 구애정와의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저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습니다. 시간도 별로 없고 수술 확률도 높지 않아서 숨기고 있었습니다. ‘왜 그랬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딱 하나입니다. 너무 좋아해서 그랬어. 구애정, 나 너한테 이것저것 변명할 시간이 없어. 모든 ‘왜 그랬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딱 하나야. 너무 좋아해서 그랬어”라는 고백, 이 고백은 수술 후 “제 이상형은 구애정씨입니다. 이상형일뿐 아니라 제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구애정을 사랑하고 있습니다”라는 고백으로 돌아왔다. 수술 후 처음으로 국민 앞에 얼굴을 비친 상황에서다.

아무리 비현실적인 일들이 넘쳐나는 연예계라도 지금껏 최고의 톱스타가 전국민을 상대로 스스로 자신의 사랑을 말한 적은 없었다. 눈에 띄게 ‘급’이 다른 같은 직업을 가진 연인과의 사랑에 대해서 말이다.

윤필주(윤계상)냐 독고진이냐를 두고 고민하던 여심은 독고진의 폭풍 고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미 ‘독고진앓이’에 한창인 시청자들은 “마지막 고백까지 이렇게 멋질 수 있냐. 두 사람의 고난은 이제 시작이지만 해피엔딩이길 바란다”, “정말 특별한 독고진이다. 고백마저 특별하다. 현실에 사는 구애정에게 가장 비현실적이고 로맨틱한 사랑을 선물했다”는 반응을 전하며 마지막회를 기다리고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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