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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분단의 땅에서 ‘평화의 메시아’ 노래하다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 광복절 임진각서 연주회
“분단국가인 한국에 인류애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오케스트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실제로 생긴 생산적 소통을 상징합니다. 유엔 평화대사로 분단의 한국 땅에서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바렌보임이 기획사 측에 보내온 영상 편지 중)

“21세기의 클래식 음악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클래식이 충분히 가치 있는 것임을 몸소 입증하는 인물, 다니엘 바렌보임(69)이 온다.

바렌보임은 중동의 분열을 오케스트라의 화합으로 이겨내고자 결성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와 역사적인 공연을 한다. 이들은 오는 8월 10, 11, 12, 14일 나흘간의 서울 공연(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는 국내 클래식 역사상 최초다. 솔리스트로 소프라노 조수미와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박지민, 베이스 함석헌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다니엘 바렌보임은 행동하는 지식인=다니엘 바렌보임은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이다. 유대인 음악가인 그는 1999년 절친했던 팔레스타인 학자인 고(故) 에드워드 사이드와 ‘바이마르 워크숍’을 열고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영토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의 땅, 중동 지역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출신의 연주자를 한데 모았다. 아랍계와 이스라엘의 대치 상황에서 적군관계인 그들을 한곳에 모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것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그는 이스라엘 출신이면서도, 조국의 ‘울프재단’에서 수여하는 시상식에 참석해 “당신들(이스라엘)의 폭력적인 영토 점령이 많은 이를 아프게 하고 있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후 이스라엘 극우 세력의 협박에 시달리면서도, 2005년 중동의 가장 첨예한 대립지인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연주회를 열어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안겼다. 해마다 디반 오케스트라와 전 세계를 도는 그는 ‘예술이 타자를 향해가는 항해’라는 소신을 실천하는 ‘진정한 예술가’다.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의 평화 메시지=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를 통해 27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나는 그는 오는 8월 15일 또 하나의 역사적인 공연을 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같은 민족끼리 분단의 고통을 겪는 반 토막 난 땅에서 평화를 노래하기로 한 것.

바렌보임은 영국 가디언 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오케스트라가 결코 평화를 불러오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디반 오케스트라는 무지에 대한 반발”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것,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르더라도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8ㆍ15 광복절, 임진각에서 펼쳐질 바렌보임의 평화 콘서트는 우리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는 ‘역사적 공연’이다. 바렌보임이 언급한 대로, 이번 공연이 한반도에 통일을 안겨주진 못해도 평화의 첫 걸음인 타자를 이해하는 작은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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