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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늘밭 사건보다 더 은밀하게..도박수익 부동산 은닉
그들은 땅에다 묻는 대신 전국의 부동산에 돈을 빼돌렸다. 지난 4월 110억원대의 불법 도박수익금을 마늘밭에 숨겼다가 들통난 ‘김제 마늘밭 사건’ 보다 훨씬 교묘한 수법이었다. 도박수익금을 부동산에 은닉한 일당들이 국세청에 적발됐다.

21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정모씨 등 4명은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 사이트에 가입하면 즉시 사이버머니 5만원을 지급했다. 이 돈을 다 잃으면 현금을 ‘대포통장’이 입금해야 했다. 판돈은 무려 2250여억원이나 됐다.

이들은 돈을 딴 사람이 사이버머니를 현금으로 바꿀 때 10%를 환전 수수료로 챙겼다. 이렇게 챙긴 수수료가 2년 동안 126억원이었다. 은행에 입급할 수 없는 불법 수익이기 때문에 이들은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 분당의 60평형대 아파트와 용인, 인천 등 수도권의 아파트, 상가, 토지 등을 모친과 배우자 명의로 사들였다.

이들의 행각은 국세청의 첨단탈세방지센터의 추적망에 들통났다. 첨단탈세방지센터는 국세청이 인터넷, 파생금융상품, 서류위조 등을 이용한 신종 탈세수법에 대응해 만든 시스템이다. 국세청은 이들이 불법수익을 빼돌려 사들인 부동산 등 97억원의 재산을 압류하고 소득세 등 274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의 불법 수익은 우리나라 전체 인터넷 불법도박의 규모에 비춰볼 때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인터넷 불법도박의 판돈은 32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운영업자가 5%의 수수료만 챙겨도 1조6000억원의 수익을 거둔다는 얘기다.

국세청이 지난달부터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를 추적하고 있지만 43개 위장법인은 아직 실제 소유주를 밝혀내지 못했다. 한 법인의 대포통장에는 무려 500억원의 자금이 입출금됐다. 국세청은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과세한다는 방침 아래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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