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우리경제의 무역 의존도가 97%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이 배(경제)보다 배꼽(수출ㆍ입)이 더 큰 구조로 가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통계를 분석한 결과 금년 1분기 우리나라의 무역 의존도가 97.4%로 집계됐다. 작년 87.4%와 비교해 10%포인트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서 무역 의존도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재화 수출액과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국가경제에서 무역이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 지 보여주는 지표다.
2000년대 초만 해도 50~60%대에 머물렀던 한국의 무역 의존도는 세계 경제위기 직후인 2008년 90.5%로 치솟았다. 수출에 비해 국내 경제가 크게 망가졌기 때문이었다. 2009년 무역 의존도는 81.1%로 안정되는 듯 하더니 계속 늘어나 올 들어 90%를 넘기고 100% 선까지 넘보게 됐다.
수출이 그만큼 잘된다는 의미지만 환영만 할 일은 아니다. 급증하는 무역 규모에 비해 국내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이 세계경제 외풍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수출 경쟁국인 중국, 일본의 경우 지난해 무역 의존도는 50.6%, 28.8%로 우리와는 비교도 안된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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