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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아그라를 슈퍼서 팔아?...이상한 의약품 논의

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위한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감기약과 같은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논의해야할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약심)가 발기부전치료제 등의 일반약 전환에 대해 먼저 논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해열ㆍ진통제보다 비아그라의 일반의약품 전환이 더욱 관심사로 부각되는 것이 밥그릇 싸움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약계를 대변하는 대한약사회는 오는 21일 열릴 약심에서 전문약인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와 비만치료제 ‘제니칼’에 대해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약 전환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에선 비만약의 경우 해외에서 일부 일반약으로 분류되어 있는 점을 감안해 제니칼과 비아그라 저용량 50㎎에 대해 일반의약품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비아그라와 제니칼은 각각 심혈관계 질환 위험과 중증 간 손상 우려가 제기되는 의약품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해 제니칼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복용 환자의 중증 간손상 사례를 보고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바 있다. 비아그라도 심혈관계 질환 위험으로 식약청이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할 약심이 바이그라와 같은 해피드럭(Happy Drug)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회의를 진행해야 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어 보인다.

약사회는 또 응급피임약, 천식약, 독감 진단시약 등의 일반약 전환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응급피임약과 관련해 약사회의 박인춘 부회장은 “응급피임약은 전세계적으로 일반약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낙태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으면서 전문약으로 분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측은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는 안정성 뿐만 아니라 오남용 우려 등 사회적 문제까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오는 21일 약심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의료계, 약계, 소비자단체로부터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스위치가 가능한 품목 리스트를 받기로 했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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