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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오석 KDI원장 “하반기 최우선 과제는 물가, 금리인상ㆍ재정긴축 수반돼야”
현오석 KDI원장의 어조가 다급해졌다. 지난 3월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할 때 얘기하던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 수준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는 “올 하반기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과제는 물가”라며 “돈이 많이 풀려있는데다 인플레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아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말만 해도 물가는 당초 KDI전망(3.2%)보다 조금 오르는 수준을, 금리는 종합적 판단을 주문했었다. 다급해진 그의 어조는 최근 경제상황이 녹녹치 않다는 반증이다. 현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6월말 기획재정부가 내놓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5%성장, 3%대 물가 관리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16일 서울 홍릉에 위치한 KDI원장실에서 만난 현오석 원장은 “전반적인 성장률(KDI전망 4.2%) 등 총량적 지표는 좋지만 양극화 등 구조적 측면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세계화와 IT기술 발전이 지구촌을 휩쓸면서 OECD 모든 나라가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성장속에 어떻게 복지를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없는 복지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서비스산업 생산성 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철폐를 강하게 주문했다. 현 원장은 “예를 들어 변호사만 로펌을 만들 수 있고, 병원도 의사만 세울 수 있다. 안경점도 안경사만이 할 수 있다. 이런 논리라면 음식점도 요리사만 해야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하고 “음식점처럼 누구나 병원과 로펌을 만들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런 것들이 지금 커다란 이익집단들 때문에 막혀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오석 KDI원장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현 원장은 또 물가와 관련 “최근 농축산물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고 해서 절대 안심하면 안된다”며 당연히 물가를 잡기 위한 수단인 금리인상과 재정 긴축도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에 대한 기대심리가 상당해 돈을 더 빌려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나올 수 있다”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적절한 금리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아직도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 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반값등록금과 관련, 얼마를 지원할 지 보다 대학교육을 어떻게 봐야할 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대학교육을 국가의 인재를 키우는 작업이라고 보고 국가가 부담하는 유럽식 모델과 개인이 등록금을 투자하는 미국식 모델중 우리에게 적합한 것을 찾아내자는 얘기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대학교육은 개인투자로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만 장학금 제도로 보완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0∼21 KDI가 주최하는 ‘글로벌녹색성장서밋(GGGS)’과 관련, 우리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녹색성장’ 개념은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각국이 정보를 교류하고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공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을 설립하고 녹색기술에 대한 지원방안,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설치에 대한 밑그림을 만드는 등의 성과는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또 제도적인 측면에서 녹색성장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사회적 인프라를 빠르게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웅ㆍ조현숙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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