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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부모님 ‘노쇠지수’는 몇점일까
나이든 부모님이 계신 경우 자녀들은 늘 걱정부터 앞서기 마련이다. 부모님의 몸이 불편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24시간 곁에서 건강을 챙겨드릴 수 없는 만큼 늘 노심초사일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의 신체 노쇠가 어느정도 인지 이에 따른 입원, 낙상, 인지 및 기능장애 위험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적극적인 대비도 가능할 것이다.



▶노쇠단계 접어들수록 인지기능감소 위험 4배, 일상생활기능감소 위험 10배 늘어나=탄생은 예측해도 사망은 예측이 어렵다.

노인의 건강은 하루를 장담할 수 없다는데 이런 노쇠평가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러한 의구심에 “의미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들의 노쇠 단계에 따른 1년간 입원과 낙상 및 기능상태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노쇠평가의 의미를 진단했다. 이 논문은 가정의학회 영문학술지 5월호에 게재됐다.



윤종률 교수팀은 2008년 2월~6월 서울 소재 복지관 두 곳의 65세 이상 노인 300명의 노쇠정도를 평가한 후, 이들 중 2009년 3월~6월 사이에 계속 복지관에 방문하고 있거나 연락이 되는 110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노쇠지수, 일상생활 수행능력, 우울, 한국형 간이정신상태 검사, 낙상경험, 입원력 등을 조사했으며, 이를 1년 전 자료와 비교했다.

그 결과 1년 새 ▷건강단계 44%(48명) → 24%(26명) ▷노쇠전단계 27%(30명) → 49%(54명) ▷노쇠단계 29%(32명) → 27%(30명)로 변화했다.



노쇠전단계 노인들 중 건강단계로 호전된 비율은 10%에 불과했으며 이보다 두 배 많은 20%는 노쇠단계로 악화됐다. 반면 1년전 노쇠상태였던 노인들 중 건강단계로 좋아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로지스틱회귀분석 결과 1년 전 건강상태였던 노인에 비해 노쇠한 노인들은 향후 1년 동안 인지기능이 악화될 위험성이 3.57배, 일상생활기능(집안일하기, 외출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화하기, 식사준비하기, 장보기 등)이 감소될 위험성이 9.64배, 낙상 위험이 5.42배, 병원에 입원하게 될 위험성이 4.45배나 높았다.



윤종률 교수는 “나날이 독거노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지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노인들이라도 쇠약한 경우에는 쉽게 거동불능 및 요양보호가 필요한 상태로 빠져들 수 있다”며 “노인들에게 노쇠정도를 적극적으로 평가해 적절한 운동이나 영양관리, 사회활동, 질병관리 등을 통한 건강향상 노력을 기울인다면 노인보건복지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급증하는 노인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쇠평가란= 어린 아이는 태어나 자라면서 성장평가를 한다. 키와 몸무게는 적정한지, 둔위와 골격은 나이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해 전문 의료진들은 그에 맞는 적절한 영양소 섭취 및 운동을 처방한다. 어르신들도 노쇠평가를 할 수 있다. 얼마나 몸이 노쇠하셨는지,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노쇠상태를 평가하는 방법 중 대표적이고 간단한 것 중 하나가 미국에서 개발된 SOF지수다. 다음의 세 가지를 평가한다. ▷지난 6개월 동안 의도하지 않게 체중이 5%(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2.5~3.5kg정도) 빠졌는가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손을 짚지 않고 다섯 번을 일어나는 동작을 20초 내에 할 수 있는가 ▷최근 신체 및 정신상태가 활기찬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가. 이 중에서 2개 이상에서 문제가 있으면 ‘노쇠상태’, 1개이면 ‘노쇠전단계’, 3개 모두 이상 없으면 ‘건강상태’로 판정한다.



노쇠하다는 것은 그만큼 우울함이 늘어나고,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입원력이나 낙상사고 등이 더 많이 일어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우울하다’고 응답한 경우가 건강단계에서는 3.3%에 불과했으나 노쇠단계에서는 45%로 10배 이상 많아졌으며, 인지기능검사(MMSE) 결과 건강단계에서 8.7%였던 치매의심군(20~24)도 노쇠단계에서는 52.2%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 1년간 낙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건강단계에서 3.8%, 노쇠단계에서 48.1%였으며, 지난 1년간 입원한 적이 있는 경험도 건강단계에서는 14.3%, 노쇠단계에서는 57.1%였다.



심형준 기자 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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