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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시위 인근 농민공까지 가세, 경찰 2000명 동원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신탕(新塘)진에서 임신한 농민공이 보안요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한데 항의하면서 촉발된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현지 공안당국이 2000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장갑차ㆍ최루가스 등을 동원해 무력진압에 나서며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홍콩 밍바오에 따르면 지난 10일 쓰촨성 출신 농민공 왕롄메이(20) 부부가 노점단속을 하는 보안요원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것이 이번 시위의 발단이 됐다. 왕롄메이가 임산부 임에도 폭행을 당한데다, 폭행을 하던 보안요원이 “내가 때리고 싶은 사람은 너희들 외지인이야”라고 말해 현장에 있던 외지 출신 농민공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순식간에 집결한 쓰촨 성 출신 농민공 1000여 명은 이날 경찰차를 전복하고 파출소를 침입해 집기를 부수고 불을 질렀다. 인근 지역의 쓰촨 성 출신 농민공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위는 날로 격화됐다.

이에 현지 경찰은 신탕진으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검문검색에 나섰으며, 시위자를 무력진압하는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는 전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광저우 차오저우(潮州)시에서 농민공 200여명이 동료 농민공이 폭행을 당한 데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최근 농민공의 대규모 소요가 빈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저우 시 사회과학원 펑펑(彭澎) 정치학 연구원은 “급속한 산업화로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외지인과 현지인간의 갈등이 생기고 있다. 현지 정부 관리들은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신탕진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외지 농민공들은 스스로를 약자라고 생각해 동향인끼리 똘똘 뭉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탕진은 1980년 말까지 인구가 수만명에 불과한 작은 진(鎭ㆍ읍)이었으나 현재는 상주인구가 50만명이 넘는다. 봉제기업 등 제조업체가 밀집해 외지 출신의 농민공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쓰촨성 출신 농민공만 10만명에 달한다.

펑펑 연구원은 “인구가 늘면서 몸집이 급속히 팽창했는데도 머리인 행정기관은 그대로인 것도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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