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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는 전쟁중인데…리비아 암시장에서 무슨 일이?
석 달 넘게 내전이 계속되는 리비아에서 암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 리비아인들이 디나르화를 달러화로 바꾸거나 귀금속 사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수도 트리폴리 내 한 암시장에서는 통화와 금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0년째 암거래를 해 온 한 상인은 “내전 후 (거래를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수수료도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며 “전쟁은 끔찍하지만 영업하기는 좋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4대 이상을 갖고 다니는 알 무샤르 시장의 한 상인은 많은 사람이 돈다발을 들고와 달러로 바꾼 뒤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하왈라’(hawala)라고 불리는 이슬람 전통 송금 시스템을 이용해 암시장 상인들에게 수수료를 주고 외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송금하기도 한다. 상인들은 부유한 카다피 정권 관계자들은 망명 등을 대비해 수백만 달러를 송금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상품 수입이 중단되면서 리비아 물가가 치솟은 반면 금과 달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내전이 교착상태를 보이면서 디나르화 가치는 추락했다. 현재 암시장에서 디나르화는 지난 4개월 동안 달러화 대비 50% 이상 떨어진 달러당 1.7디나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경제성장의 두 축인 석유 생산과 외국인 투자가 끊기면서 리비아 정권도 타격을 받고 있다. 리비아 경제는 전적으로 현금에 의존하고 있어 현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리비아 정권은 지난 3월 한 달에 1000디나르(약 830달러) 이상 찾지 못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특히 리비아 유동성 문제는 지난 3월 15억 달러 상당의 화폐가 실린 리비아 선적을 영국 당국이 압수하면서 악화됐다.

칼레드 카임 리비아 외무장관은 “정부의 현금이 매우 부족하며 국민이 더는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는다”고 우려하면서도 아프리카 이웃 국가들에 금보유고 판매 등을 통해 전쟁 비용과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가 매우 어렵지만, 경제 위기는 없다”며 “우리는 금을 포함해 4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이 있어 1년 동안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월 리비아의 외화보유액이 100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리비아가 현찰에 의존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현금 유출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버터 영국 경제분석기업 EIU 연구원은 “리비아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없지만 리비아는 현금 경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외화로 바꾸고 해외로 송금하기 시작한다면 재정적 어려움에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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