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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C인증 받았는데…열받은 LED
조달청 “KC만으론 안전성 부족” KS인증 추가 요구

기술표준원 “KC는 꼭 필요한 강제인증…조달청 요구 이해안가”

조명업계 “힘들게 땄는데 납품 불가라니…”하소연


“KC 인증 따면 뭐합니까, 공공기관 납품도 안 되는데…. ” 올 초부터 LED 조명업체들이 직관형 램프(형광등) KC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KC 인증을 따놓고도 정부나 공공기관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조달청에서 KS(한국산업규격)가 아니라 취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LED 직관형 램프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KC와 KS 모두를 담당하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는 KC가 안전성을 완벽히 검증했는데 조달청이 인정하지 않는 건 말 이 안 된다며 상반된 입장을 내놔 업체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직관형 LED에 대한 KC 인증은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이 지난해 말 도입했다. 인증 시험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담당한다. KC 인증을 따낸 업체들은 당연히 안전ㆍ신뢰 면에서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일반 시장은 물론 정부나 학교, 공공기관에도 판로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공공시장 조명을 취급하는 조달청의 대답은 ‘NO’였다. 현재 LED 조명이 조달청에 납품하려면 KS인증이 필요한데 KC 인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KC 인증은 업체가 원하면 신청할 수 있는 자율 인증일뿐더러 이것만으로 감전이나 화재 위험성을 모두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표준원은 정반대의 설명을 한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KS야말로 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되는 임의 인증이고, KC는 시장에 팔기 위해 꼭 획득해야 하는 강제 인증”이라며 “이미 KC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 정부나 공공기관에 납품이 안 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LED 조명업체들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시험 항목이 여러 개라 어렵게 KC 인증을 획득했고, 정부 산하기관에서 인정했는데도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광효율 120lm/W, 소비전력 20W, 광속 유지율 97% 이상, 무게 200g 이하 제품으로 업계 최초 KC 인증을 취득한 루미리치도 몇 차례 조달청 문을 두드렸지만 역시 거절당했다.

루미리치 외에도 루미텍, 파인테크닉스, 금호전기 등 KC 인증을 획득한 다른 조명업체도 마찬가지다. 더욱 답답한 것은 아직 LED 직관형 램프에 대한 KS인증이 제정조차 안 돼 신청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다. 루미리치 관계자는 “LED 슬림라이트는 KS를 획득했는데 직관형 램프는 KS 제정이 안 돼 언제 공공기관으로 유통망이 뚫릴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C 인증을 신청해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업체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한 조명업체 관계자는 “KS인증 시험에도 많은 비용을 부담했는데 정부나 공공기관 등 조달시장 문이 안 열린다면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라고 털어놨다.

KS인증 제정이 답보 상태인 것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LED 직관형 램프에 대해 국제 표준 제정이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국제 표준이 제정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독단적으로 KS를 제정할 순 없었다. 이에 작년 KC 인증을 도입했고 이에 대한 내용을 지난달 국제 표준 주최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국제 표준도 아직 걸음마 상태라 정식 도입되려면 2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 기술표준원 설명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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