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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연 발목잡는 담뱃‘갑’ 담뱃‘값’
작심삼일로 끝나기 십상인 금연. 과연 담배를 제대로 끊으려면 어떤 방법이 최선일까. 답은 담뱃갑과 담뱃값에 있다. 담뱃갑에 흡연경고 사진을 부착하는 것이 금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담뱃값의 인상은 세계보건기구와 금연 선진국이 손꼽는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 가지 특효약은 유독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담뱃갑 경고 그림 법안…수년째 ‘발의-무산’ 반복만=2008년 12월께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을 넣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하지만 당시 담당 상임위원회였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본회의에 법안을 올리지 않았다. 이유는 ‘담배사업법의 취지와 상충된다’는 것. 일부에서는 담배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국영기업의 로비로 무산됐다는 말까지 떠돌았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도 담뱃갑 경고 그림 삽입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결국 실효성이 낮고 시기상조라는 일부 위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담뱃갑의 흡연경고 그림의 흡연율 감소 효과는 국내외에서도 속속 입증되고 있다. 2001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브라질ㆍ싱가포르ㆍ스위스 등 전 세계 27개국에서는 담뱃갑 양면의 절반이 넘는 면적에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의 모습 등 경고 그림을 부착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경고 그림 도입 전 전체 흡연율이 약 35%였지만 이후 10%포인트 이상 감소해 22%를, 캐나다는 25→18%, 싱가포르는 15→12%를 기록해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 3월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서울시민 3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담뱃갑 경고 문구보다 그림을 이용한 흡연 경고가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국산 담뱃값 2500원…8년째 요지부동=다른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고공상승 중이지만 담뱃값은 2500원(국산)으로 8년 전 가격 그대로다. ‘OECD 헬스 데스 데이터 2010’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29위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그에 반해 한국의 흡연율은 25.8%로 OECD 회원국 중 7위에 올라 있다.

담뱃값 순위가 23위인 그리스가 흡연율 1위를, 담뱃값 순위 28위를 차지한 멕시코가 흡연율 3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봐도 담뱃값과 흡연율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담뱃값이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비싼 캐나다는 흡연율 17.5%로 전체 24위를 차지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말 성인남녀 3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금연구역 확대’(22.8%)와 함께 ‘담뱃값 인상’(19.0%)이 효과적인 금연정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관계자는 “선진국의 사례를 봐도 담뱃값 인상이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주관하는 담배규제기본협약 등 세계 기준에 따라 담뱃값 인상 등의 적극적인 금연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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