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차사고 유목민 사망
몽골족 대규모 항의 시위
中, 소수민족 갈등확산 긴장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 25일 유목민 2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광산업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몽골족 학생들이 주축이 된 이번 시위에는 2000여명이 참여했다. 광산업체 직원이 몽골족 유목민을 차로 들이받아 사망케 한 사고가 도화선이 됐지만 신장위구르족, 티베트족과 함께 반정부 성향이 강한 소수 민족인 몽골족을 건드린 셈이 됐다. 홍콩 싱다오르바오는 이 사건으로 한족과 소수민족과의 갈등이 다시 전면화될까 봐 중국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광산업체가 탄광 개발을 시작하면서 이곳 유목민들은 지하수 부족, 탄광 분진, 소음 때문에 생활이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탄광 개발 중단과 함께 업체의 보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탄광회사는 유목민 때문에 사업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발했다.
지난 10일 몽골족 유목민 모르건(莫日根)과 20여 명의 친척들은 탄광업체의 차량이 밤낮으로 운행되는 탓에 소음과 분진에 시달린다며 항의했다. 항의과정에서 모르건은 탄광업체 차량을 막아섰는데, 운전기사가 갑자기 앞을 향해 돌진해 그를 무참히 치었다. 5일 후 비슷한 참극이 다른 탄광에서도 벌어졌다. 불도저 운전사가 항의하던 유목민을 들이받아 현장에서 즉사했다.
사고 직후 현지 공안당국은 5ㆍ15 특별팀을 꾸려 광산업주와 직원 등 15명을 입건하고 이와 함께 유목민 8명에 대해서도 고의 상해와 재산 손실죄로 체포했다.
네이멍구자치구는 2400만명의 인구 가운데 한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20%가량이 몽골족이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