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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車 이르면 27일 정상가동
파업 일단락 유성기업…완성차 재가동 시점은
유성 오늘중 全라인 재가동

생산서 운송까진 2일 소요

현대 “유성 정상화가 관건”


부품공급처 다변화 묘수찾기

주간 2교대·손배소 등 과제

공권력해결 夏鬪여진도 부담


공권력 투입으로 유성기업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본 게임은 이제부터다.

매일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피해액을 막으려면 공장 재가동에 분초를 다퉈야 하기 때문이다. 유성기업은 공권력 투입 이후 신속하게 공장 점검에 나섰고 현재 일부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해 5000여개에 이르는 자동차업계 협력사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다. 하루빨리 공장부터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하루를 맞고 있다.

▶현대차 가동 앞당길 수 있을 듯=유성기업은 이미 25일 오전 8시 현재 일부 생산 라인을 재가동하고 있다. 지난 24일 공권력 투입으로 경찰이 공장 내부 노조원을 연행한 이후 유성기업 측은 곧바로 피스톤링, 캠샤프트 등 생산라인 점검에 들어갔다. 이기봉 아산공장장(전무)은 “제대로 잠도 자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최대한 빨리 완전 가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르면 오늘 안에 전체 생산라인을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사 간 극렬한 대치 속에서도 공장 설비가 온전하게 유지된 건 그나마 희소식이다. 지난 24일 노조원이 점거했던 공장 안 풍경은 육안으로 보기엔 별다른 파손이 눈에 띄지 않았다. 기계 설비로 바리케이드를 쌓거나, 부품이나 시설을 변형시키는 등 파업 현장에서 통상 나타나는 피해는 보이지 않았다. 공장 곳곳에서는 ‘자르지 마세요’, ‘건들지 마세요’ 등의 쪽지도 눈에 띄었다.

연행 과정에서 별다른 물리적 충돌이 없었던 점도 일조했다. 유성기업 관계자는 “피스톤링 등이 워낙 예민한 부품이기 때문에 설비 내부까지 철저히 확인해야겠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정상가동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성기업은 관리직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임원 등이 공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공장 내 상주하기로 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현대ㆍ기아차도 유성기업 정상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측은 “공장이 정상가동되면 현대ㆍ기아차에 조달되기까지 2일가량 걸린다”며 “이날 유성기업이 정상화되면 이번주 안으로도 재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재 기아차 소하리공장은 카니발 디젤모델 생산이 지난 20일부터 중단됐고, 수출 물량인 가솔린모델로 일부 생산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차 울산공장 투싼ix 디젤모델, 싼테페 디젤모델, 스타렉스, 포터 등의 모델에서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기아차 창립기념일인 이날은 공장이 전면 휴무에 들어갔고, 야간조부터 프라이드 생산을 시작으로 재가동에 들어간다. 이후 26일부터 유성기업이 완전 가동될 때까지가 남은 고비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유성기업이 언제 정상가동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달 말까지 부품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총 4만8000여대의 생산차질 및 8270여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성기업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현대ㆍ기아차도 하루속히 공장을 정상 가동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 4공장 투싼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ㆍ기아차]
▶생산 재가동에는 문제없지만…
=공장이 재가동되더라도 남은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완성차업계의 부품공급처 다변화도 간단치 않다.

부품 하나라도 안정성과 높은 기술력을 담보해야 하는 자동차업계의 특성상 다변화할 만큼 협력업체를 구축하는 게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게 완성차업계의 주장이다. 유성기업도 국내 기업을 비롯해 해외 완성차업계에 부품을 납품할 만큼 높은 기술력을 갖춘 부품업체로 알려졌다.

해외 부품업체 등으로 다변화를 꾀하게 되면 단가가 낮은 부품을 납품하는 기존 협력업체가 경영난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이는 대ㆍ중소기업 상생에 어긋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이미 부품업체를 2, 3원화한 상황에서 추가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고, 협력업체와 완성차업체가 함께 성장한다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유성기업은 책임자 처벌 문제, 주간연속 2교대제 갈등, 천문학적인 손해배상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업계 이목이 집중된 유성기업 사태가 결국 공권력 투입으로 해결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완성차업계 하투(夏鬪)에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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