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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리느니 차라리…불황속 폐선 급증
벌크선 폐선량 올 2배 늘듯


올 1분기 폐선된 벌크선이 예년 수준에 육박할 만큼 급증 추세다.

벌크 업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선주 및 해운사들이 해운 운임에 영향을 미치는 배 공급을 줄이기 위해 선박 폐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벌크 업황 전망은 부정적이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4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4월말 현재 폐선된 벌크선 규모는 화물적재량(DWT) 기준으로 673만DWT이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에 기록한 1043만DWT의 64.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전체적으로 2500~3000DWT 분량의 벌크선이 해체될 것으로 전망돼 금융위기 직후보다 폐선량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클락슨의 전망이다.

벌크선 해체량은 해운 호황기인 2007~2008년에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한 달 만에 해체량이 300만DWT까지 치솟다가 지난해 말에는 50만DWT 수준으로 안정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해체량이 월 평균 200만DWT를 넘어섰다.

실제로 해운사들도 올해 벌크선 폐선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업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008년 호황기에 수주한 선박들이 올해까지 들어와 새 선박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유가 및 철강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효율이 낮은 늙은 선박은 운영하는 것보다 해체해서 파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벌크 해운 비중이 높은 STX팬오션의 경우 올 1분기에 이미 1선을 폐선했다. 또 선령(배 나이) 25년 이상에 대해서는 폐선 대상으로 선정했다. STX팬오션이 보유한 87척 가운데 25년 이상 선박은 12척(14%)에 이른다. 이들 배는 회사의 결정이 있으면 언제든지 해체될 수 있다.

이에따라 배의 평균 수명도 점차 줄고 있다. 지난 2007~2008년에 32년까지 치솟았던 평균 수명이 최근 28년으로 크게 줄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호황기에 수주했던 신주가 지속적으로 들어와 배의 공급량이 늘어남에 따라 해운 시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배 수요량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효율이 낮은 노후 선박을 폐선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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