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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송>특별기획-3세 경영인 그들은 누구?>(1)정의선 부회장 - 아침형에 겸손하고 털털하지만 옹골찬 토종

  • 기사입력 2020-06-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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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지휘자 겸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인 정명훈 씨가 작년 10월 프랑스에서 열린 ‘2011 파리 모터쇼’를 부인과 함께 찾았다. 프랑스에서 각별히 인지도가 높은 정명훈 씨의 등장에 현대ㆍ기아차 프레스 콘퍼런스는 여느 때보다 취재 열기가 높았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행사장을 둘러본 후 같은 차로 이동을 하게 되자, 정 부회장이 서슴없이 운전수 옆 조수석에 자리를 잡고 정명훈 씨 부부에게 뒷 상석을 양보했다.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당시 정 부회장의 행동은 예술계 거장에게 내비친 진심 어린 존경으로 비쳐졌다”고 기억한다.

#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이미 스타 CEO다. 해외 모터쇼에서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현대차 부스를 방문했다가 그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세계 유수 완성차업체 CEO들이 놓고 간 명함이 수북이 쌓인다. 정 부회장은 그들의 명함에 있는 e-메일 주소로 일일이 감사의 메일을 보낸다. 현대차에 깊은 관심을 보여줘 고맙다는 내용을 마음에 담아 전달하는 것이다. 그의 겸손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과정에서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부문 부사장이 영입됐다고 한다.

정 부회장은 ‘마음이 따뜻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함께 일하는 임원이나 재계 총수들이 상을 당하면 꼭 찾아 위로를 건넨다. 잠시 들렀다 자리를 뜨는 이들과는 달리 문상을 온 기자들과도 소주잔을 기울이며 한참 동안 시간을 보낼 정도로 진심이 담겨 있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과 행사에 함께 참여할 경우 정 회장이 자리를 뜨면 가장 오래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가 바로 정 부회장이다. 현대차그룹의 한 임원은 “정 부회장이 정 회장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을 보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이 없으면 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본받을 만한 롤모델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정몽구 회장과 할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꼽는다. 정 부회장은 자주 “정 회장께서 10년 전 현대차를 물려받으셨을 때 오늘날 세계 5위의 자동차회사로 성장시킬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품질경영을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결과이며, 이러한 도전정신은 정주영 명예회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이다.

정 부회장을 멀리서 보면 약간은 차가워 보인다. 강렬한 눈빛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접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국내 재계 서열 1, 2위를 다투는 대기업 차기 경영인답지 않게 겸손함에 놀란다. 나서는 것을 꺼리는 가풍(家風) 탓이다.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관심의 한가운데 놓이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정 부회장은 ‘재계 3세’에 대한 일반의 선입견과는 달리 소박한 면도 갖고 있다. 냉면이나 김치찌개 등을 좋아하고 술은 소주, 양주, 막걸리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주량도 센 편이다.
덕택에 그의 주변에는 지인들이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다. 두 사람은 사석에서 호형호제할 만큼 가까운 사이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 사장으로 승진했을 때 정 부회장이 가장 먼저 축하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복초등학교 동창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 구본상 LIG 넥스원 부회장도 정 부회장이 자주 어울리는 절친이다.
정 부회장은 ‘아침형 CEO’다. 그가 탄 에쿠스 승용차가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정문을 통과하는 시간은 늘 오전 6시30분 언저리다. 외부행사나 해외출장 같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한결같다는 게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집무실에 도착한 정 부회장은 신문기사를 우선 살핀다. 이어 각종 보고서를 훑어보고 결재할 것들을 처리하면서 오전을 보낸다. 수시로 열리는 임원회의나 사장단회의가 있으면 오전은 더욱 짧다. 오후 일정도 빠듯하다. 외부일정이 없는 날은 방문객을 맞거나 현안을 놓고 수시로 회의를 갖는다. 필요한 사항은 직접 지시를 내린다. 틈틈이 메일을 확인해서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현대차그룹 한 임원은 “현대차그룹 임원이 되면 원래 일이 많지만 정 부회장을 보면 워크홀릭 수준에 가까울 정도”라고 말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 부회장이 예전에 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대표적인 게 부하직원들과의 스킨십이다.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초기에 정 부회장은 직원들과 자주 어울렸다고 한다. 함께 산행도 하고 호프집에서 격의 없이 맥주잔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며 영화나 연극 티켓을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아차 사장이 되고 현대차 부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직원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이 줄었다.
이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건강관리에는 소홀함이 없다. 한 행사장에서 건강관리 방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보약을 챙겨먹기보다는 수영과 같은 운동을 즐긴다”고 말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운동을 좋아한다. 가볍게 할 수 있는 수영은 물론 시간이 허락하면 산도 자주 찾는다. 골프 역시 주말골퍼로는 수준급인 80대를 꾸준히 유지한다. 현대차그룹 소유인 해비치골프장에서 지인이나 그룹 임원들과 종종 라운딩을 하기도 한다. 정 부회장의 한 지인은 “정 부회장과 가볍게 어깨를 부딪힌 적이 있었는데 보기보다 훨씬 단단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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