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재창간 기획> 오디션 2.0 시대…진화하는 오디션 열풍 대해부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체어퍼슨 노트(Chairperson Note)’의 사회 트렌드 항목에 ‘오디션 200만 시대’를 전망하는 내용을 보고했다. 지난 달에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국내 경영학과 교수들이 콘텐츠의 성공모델로서 ‘슈퍼스타K’의 마케팅 전략과 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TG삼보컴퓨터는 올해 광고를 책임질 크리에이터를 오디션으로 채용했다. 내년 총선에 공천 개혁 방안으로 슈퍼스타K식 경선을 도입하겠다는 정당까지 나왔다. ‘슈퍼스타K’의 우승자인 허각이 ‘공정 사회’의 아이콘이 되고, 오는 27일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될 MBC ‘위대한 탄생’은 멘토제를 도입해 리더십을 화두로 던지면서, 오디션 신드롬과 함께 ‘열린 사회’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다.

▲오디션 2.0=오디션 프로들은 오픈 스튜디오 형식에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함으로써 오페라, 뮤지컬, 영화 등 다른 장르의 오디션과 차별화했다. 오픈 스튜디오와 리얼리티 포맷, 문자 투표는 시청자에게 ‘개방’과 ‘참여’를 제공함으로써 단순히 시청자 의견을 ‘청취’하는 차원이 아닌, 상호 소통(Intractive)하는 ‘오디션 2.0’ 시대를 열었다. ‘슈퍼스타K’는 최종 우승자를 가릴 당시 사전 인터넷투표 10%, 심사위원 30%, 시청자 문자 투표 60%를 기준으로 심사했다. ‘위대한 탄생’의 경우 심사위원 30%, 시청자 문자 투표 70%를 점수에 반영한다. 도전자가 자신의 번호를 손가락으로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호소하는 모습은 마치 텔레크라시(TV 정치)를 보는 듯하다. 인기 투표라는 논란이 없지 않지만, 시청자의 참여와 관심를 이끌어냄으로써 시청률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 


▲21세기형 문화 콘텐츠 유통의 시대=이용자가 직접 정보, 지식을 만들고 공유하는 웹 2.0 시대를 맞아, 인터넷은 방송 콘텐츠 소비의 새로운 채널로 자리잡았다. 인터넷으로 기존의 방송콘텐츠(Ready Made Content: RMC)를 시청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가 직접 만든 제2의 방송 콘텐츠(User Modified Content: UMC) 생산 현상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의 급증과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확산으로 유통 속도가 가장 빠른 콘텐츠가 됐다.

방송사들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슈퍼스타K’는 작년 방송 기간 중 홈페이지 게시판에 9만건의 글이 올라왔고, 누적 1억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유료 정회원은 3.6배 증가했다. ‘위대한 탄생’은 1차 예선 오디션을 유튜브를 통해 실시했다. 또 ‘슈퍼스타K’는 방송 뿐아니라 음원 콘텐츠로만 지난해 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위대한 탄생’도 음원 판매로 수입이 짭짤하다. 


▲세대 문화의 갭을 좁히다=‘위대한 탄생’의 4월 마지막주 미션은 올해 데뷔 43주년을 맞은 조용필의 히트곡이었다. 참신한 목소리로 새롭게 재해석된 미션곡과 조용필이 직접 부른 곡들이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동시에 순위가 급상승했다. 슈퍼스타 K2가 동시간대 지상파의 시청률을 능가하는 대기록을 세운 데에도 ‘올드송’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 윤종신은 강승윤이 부른 ‘본능적으로’가 다시 음원 판매수가 늘어나, 슈퍼스타K 수혜자라는 뒷담화로 화제가 됐을 정도다. 오디션 미션곡을 통해 ‘숨은 명곡’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됐고, 문화예술계에 복고 붐을 점화했다. 실제로 슈퍼스타K의 최고 점유율을 보면, 주요 시청자층인 1319세대가 86%로 가장 많았지만, 2029세대 73%, 3039세대 59%, 4049세대 58%, 5059세대 37%를 기록해 40대 이상 시청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분간 지상파3사든 케이블TV든 주말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TVN이 ‘코리아 갓 탤런트’ 비기닝 시즌을 시작했고, 지상파 3사가 모두 한 개 프로 이상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중이거나 기획하고 있다.

안우정 MBC 예능국장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신드롬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이달 말 ‘위대한 탄생’에 이어 ‘댄스 위드 더 스타’가 이어지고, 하반기엔 ‘위대한 탄생 시즌 2’ 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희 선임기자/ic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