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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경쟁 유도…입찰 문턱 낮춘다
우리금융지주 매각 인수전 2라운드
정부가 또 한번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불을 당겼다. 오는 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분( 57.97%) 매각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의 민영화 의지는 그 어느 때 보다 강하다.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까지 고치기로 했다. 인수 전에 금융지주회사를 끌어들야만 ‘유효경쟁’이 성립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불발로 끝난 지난 해 1차 민영화 시도를 거울삼아 작전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금융지주회사들은 ‘정중동’의 행보다. 표면적으로는 인수에 관심이 없는 양 손사래를 치면서도 정부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우리금융 “금융지주에 판다”=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를 인수하려면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도록 돼 있는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인수 승인 조건의 ‘95%이상 지분 취득’ 규정을 ‘50% 이상 지분 취득’으로 고치거나, △시행령안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지주를 인수할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예외규정을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금융지주회사를 동원하지 않고는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외 다른 매각대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각에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결합의 사모펀드를 매각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결국 펀드 해제 시점인 3~5년 뒤 다시 주인을 가려야하는 불편이 있다”며 “대안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간보기’ VS ‘정중동’=금융지주회사에 대한 정부의 러브 콜에 유력한 인수 후보인 지주회사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KB금융지주는 “인수를 검토해야 할지, 말지도 생각해본 적 없다. 아직 정부 의도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속내를 감추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조흥은행, LG카드(현 신한카드)를 인수하는 데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은 터라 인수여력이 없다”며 손사레를 친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다. 검토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연막전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자산 364조원(2010년말 기준)의 우리지주를 인수하면 글로벌 50대 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데 인수검토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경쟁사가 이를 인수할 경우 리딩뱅크 지위를 빼앗기고 경쟁구도에서 후위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외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 손사레를 치는 이유는 두가지다. 먼저 산은금융지주의 행보다. MB노믹스의 브레인 강만수가 이끄는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한 것을 놓고 정보수집에 한창이다. 이미 산은지주로의 인수가 결정됐다면 굳이 ‘들러리’를 설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와관련, 각 금융그룹은 정관계와 교분이 두터운 부행장들을 동원해 이미 정보수집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다른 하나는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17일 공자위가 예상대로 우리지주 매각방침을 확정하는 지, 금융위가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주회사간 인수합병(M&A)를 수월케하는 지 지켜보고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재시도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미 인수전이 점화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며 “지금은 정보전에 그치고 있지만 매각일정이 발표되면 보다 숨가뿐 인수전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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