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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 영화제 개막…스타, 거장, 정치, 레드카펫 위에 서다
“영화제의 개막을 선언합니다.”

프랑스 남부휴양지인 칸의 지중해안을 비추던 햇볕이 잦아든 11일 오후 6시(현지 시간). 개막식 사회를 맡은 프랑스 여배우 멜라니 로랑의 안내를 받아 영화제 메인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 앞 무대에 올라선 71세의 이탈리아 거장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휠체어에 앉은 채 제 64회 칸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오랜 영화적 동지이자 올해의 심사위원장인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로부터 칸영화제가 수여하는 명예황금종려상을 받아 든 뒤였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1900년’ 등에서 성과 정치, 계급, 역사에 관한 비판적인 미학을 보여줬던 베르톨루치는 “동료인 우디 앨런 감독과 로버트 드니로, 그리고 여전히 강력한 힘과 에너지로 투쟁하고 비판하며 분노하는 이탈리아의 모든 국민께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다. 76세의 거장 우디 앨런은 개막작 ‘미드나잇 인 파리’로 초청받은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인 칸영화제가 닻을 올려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칸영화제는 지난 몇 년간 세계적인 경제불황의 여파로 다소 가라앉았으나 올해는 분위기를 일신했다. 할리우드 영화와 세계적인 스타배우들이 대거 초청됐고, 거장이 귀환한 경쟁부문 상영작의 면면도 호화롭다. 영화제가 개최되는 프랑스의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와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로부터 중동의 민주화 열기를 비롯한 국제정세까지 정치적 이슈와 가십도 풍성하다.

로버트 드니로와 우마 서먼, 주드 로(이상 심사위원), 안토니오 반데라스, 셀마 헤이엑, 레이철 맥아담스는 이날 레드카펫을 밟았고 브래드 피트와 앤절리나 졸리, 숀 펜, 조니 뎁, 페넬로페 크루즈, 조디 포스터, 멜 깁슨 등도 칸의 고급 호텔에 예약을 마쳤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세번째 수상에 도전하는 벨기에의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 감독을 비롯해 라스 폰 트리에, 페드로 알모도바르, 난니 모레티, 아키 카우리스마키, 테렌스 멀릭 등 경쟁 부문 초청 감독들의 중량감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총 20편의 경쟁부문 초청작 중엔 여성감독의 영화도 역대 최다인 4편이나 포함돼 ‘여풍’도 심상찮다.

모델 출신 프랑스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는 개막작 ‘미드나잇 인 파리’에 카메오 출연(특별출연)해 ‘배우’ 자격으로 첫날 레드카펫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불참해 ‘임신설’이 증폭됐다. 이어 사르코지의 집권과정을 포함해 전부인과의 사생활까지 묘사된 것으로 알려진 영화 ‘정복’이 비경쟁 부문에서 상영될 예정이라 엘리제궁의 부부가 이래저래 화제다.

칸영화제는 올해 중동, 아프리카의 민주화를 기념해 이집트영화 특별전을 마련했고, 튀니지의 반정부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상영할 예정이다. 또 현 집권세력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자국에서 구금 중인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모하마드 라소울로프 감독의 작품도 초청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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