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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3부 전원일기-(6)전원생활의 파수꾼이자 동반자, 개 키우기
시골생활을 함에 있어 개 한 두 마리는 꼭 필요한 가족이다.

사실 시골 주택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방범창이 없고, 집 울타리도 치지 않는 편이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으레 그렇게 살아왔기에 자신들의 생활습관을 쉬 바꾸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골을 돌아다니며 물건이나 농작물을 훔치는 절도사건이 이따금씩 뉴스에 등장한다. 또 멧돼지나 고라니, 들고양이 등 짐승들이 집 주변에 출몰하는 것도 예사다. 이 때 개는 훌륭한 파수꾼이자 전투병 역할을 수행한다.

수상한 사람이나 짐승이 나타나면 소리 내어 짖으면서 경계하고, 그들과 맞서 싸워 퇴치시키기도 한다. 개가 단순히 ‘집지키는 짐승’이 아니라 사람(주인)과 교감하는 동반자의 관계까지 격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렇게 용감하고 충성스러운 개로 길러내기 까지는 결코 녹록치 않는 ‘개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우리 집도 지난 2010년 11월 20일 진돗개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 멀리 충청도 공주에서 올라온 ‘복슬이’는 젖을 막 뗀 생후 7주된 강아지라 처음에는 새로운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일단 파수꾼 역할은커녕 똥오줌도 못 가리는 강아지를 외부의 적들(들고양이, 삵 등)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크레이트’ 같은 철망이 처진 집을 마련했다. 문제는 혹독한 추위의 강원도 겨울 밤. 시도 때도 없이 낑낑거리는 강아지를 돌보기 위해 처음 며칠간은 추위에 덜덜 떨며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주인과 어미 개의 품을 떠난 강아지가 소리 내어 슬피 우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새로운 환경이 무섭고 옛집(주인과 어미 개)이 그리워서, 둘째는 배가 고프고 추워서, 셋째는 배변이 마려워서다.

옛 주인과 어미 개가 보고 싶어서 우는 것이야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배가 고프고 추운 것은 해결해줄 수 있지만, 배변은 미리 손을 써볼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족보가 있는 진돗개 후손이라 다행히 개집 밖에서만 똥과 오줌을 눴지만, 낑낑거릴 때 마다 칼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밤에 집 마당을 가로 질러 개집 문을 열고 강아지의 배변을 챙기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인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교감이 나중에 강아지가 충견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된다. 실제로 복슬이는 집으로 데려온 지 일주일여 만에 무난히 적응했고, 이후 잘 먹고 잘 자며 쑥쑥 자랐다. 그 사이 ‘앉아’, ‘일어서’, ‘엎드려’, ‘이리와’ 등 기초훈련도 거뜬히 소화했다.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복슬이는 어엿한 성견이 되어 우리 집의 든든한 파수꾼이자 동반자가 됐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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