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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희 기자의 시승기>쉐보레 볼트, 연료효율+운전 재미 모두 충족시키다
GM의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쉐보레 볼트’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에 마음이 설랬다. 작년 1월 디트로이트 인근 GM연구소에서 시승을 한 지 1년여 만에 업그레이드된 볼트를 경험할 수 있다는 반가움 때문이었다. 곧바로 한국GM에 시내주행을 요청했고,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시 만난 볼트는 한층 날렵해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로고가 새겨진 뒷모습은 강렬했고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려진 배기가스 배출구는 볼트의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실내로 들어가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다. 계기판부터 여느 차량과 달랐다. 계기판 왼쪽에서는 전기 또는 가솔린으로 달릴 때 남은 연료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실시간으로 제공됐다. 중앙에는 에너지 흐름이 그대로 나타났고 오른쪽에서는 친환경 운전이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구모양의 원형이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원이 가운데 있으면 친환경 운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였고 연료가 많이 사용되면 위로, 엑셀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원은 아래로 내려왔다. 계기판 옆 일반 차량의 내비게이션 자리에는 배터리 잔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그래픽이 제공됐다.


내부공간은 넉넉했지만 센터페시아부터 뒷좌석에 이르기까지 차량을 양분하고 있는 배터리 팩 흔적 탓에 뒷좌석에 2명만이 앉을 수 있다는 점은 일반 차량과 달랐다.

출발을 위해 엑셀에 발을 올리니 보통의 가솔린 차량처럼 출발음을 내며 힘차게 치고 나갔다. 주행 중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전기만을 사용해 달리는 동안에도 가솔린 차량을 운전하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비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설계한 때문인지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약간의 저항이 느껴지긴 했다. 그러나 주행모드를 일반(normal)에서 스포트(sport)로 바꾸니 세단의 느낌이 되살아났다.

인천공항까지 연결된 고속도로에서 교통 흐름을 감안해 적절한 순간을 골라 엑셀을 끝까지 밟으니 속도계가 가볍게 시속 162㎞에 이르렀다. 더 이상 속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설정만 하지 않았다면 200㎞까지도 가뿐할 듯 싶었다.

이어 언덕길 등 강한 힘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마운틴(mountain)으로 주행모드를 변경하자 곧바로 가솔린 연료를 태워 전기를 발생시켰다. 이처럼 수시로 속도와 주행모드를 바꿨지만 전기만으로 50㎞ 이상을 달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볼트는 방전 이후 충전까지 4시간이 걸리고 내장형 내비게이션이 없으며 차체가 극히 낮아 과속방지턱이 많은 우리나라 도로여건에 맞지 않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하루 평균 50㎞ 안팎을 주행하는 이들에게는 연료비 부담 없이 운전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차량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동급 세단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싼 가격을 낮추는 것은 과제로 남았지만 말이다.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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