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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막힌 보해상호저축은행의 부실대출 은폐… 당국도 놀랐다
지난 29일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명령)를 받은 전남 목포 소재 보해상호저축은행의 부실대출 은폐 수법은 모럴헤저드의 극치로 꼽힌다. 검찰의 강제수사를 통해 밝혀진 이들의 불법ㆍ부실 대출 수법에 금융당국도 두손을 들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당초 보해상호저축은행은 지난 2월 19일 극심한 예금인출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영업정지조치를 받았다.

당시 영업정지 조치는 뱅크런에 따른 것으로 이 회사의 대주주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 정상 영업할 것을 금융당국에 약속했다.

금융당국은 대주주가 보해양조를 소유하고 있고 계열사인 보해상호저축은행을 살릴 의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경영개선계획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들은 보기좋게 금융당국의 뒷통수를 쳤다.

이미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았고 대주주가 자신의 주력회사 등을 통해 증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난해 6월말 공시한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8.05%에 고정이하여신도 7.35%였다.

하지만 보해저축은행은 내놓은 자료는 모두 허위였다.

검찰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이들은 부실대출을 모두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보해저축은행이 6000억원대의 불법·부실대출을 한 혐의를 밝혀내고 보해저축은행 대표 오모씨를 구속했다.

보해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눈을 속이기 위해 가상의 차주를 만들어 담보를 받지 않고 4000억원 가량을 대출했다. 특정인에 한도 초과 여신이 집행되면 금융당국에 적발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가상의 차주를 만들고 이 차주의 대출 기한이 도래하면 다른 차주가 돈을 빌려 앞선 차주의 돈을 갚는 식으로 대출을 돌려 막았다.

뿐만아니라 서울에 간판도 없는 불법 분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엉터리 담보를 받고 2000억원대의 부실대출을 한 사실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같은 검찰 수사를 반영해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재산정한 보해저축은행의 재무건전상태는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총자산은 5529억원, 부채는 1조298억원으로 심각한 자본 잠식상태였으며 BIS비율은 무려 -91.3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들의 행태에 그저 놀랄 따름”이라며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겠다고 덤벼드는 데 방법이 없다”고 푸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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