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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권역간 화학적 결합’ 성공할까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권역간 벽허물기’ 인사가 지난 27일 국ㆍ실장급 인사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금감원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조직쇄신을 바라는 권 원장의 뜻에 공감하면서도 “너무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국ㆍ실장급 인사를 단행 한 뒤 “은행 증권 보험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기관을 통합, 금감원이 출범한 이래 권역별 인사가 관행처럼 이뤄지면서 조직의 분란과 부조리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권역별 인사 교류를 통해 조직을 쇄신코자 단행한 인사”라고 총평했다.

금감원은 또 대부분의 국실장급을 교체한 것에 대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와 기업공시 관련 금감원 직원들의 비리 연루 등에 따른 후속 조치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대출 알선과 관련, 일부직원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데 이어 조만간 2~3명이 추가로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내달 3일로 예정된 팀장급 인사에서도 피감독기관과의 유착관계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일환으로 권역간 이동 인사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인사에 대해 금감원 조직 내부에서는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의 한 직원은 “이번 국ㆍ실장급 인사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라며 “그 동안의 인사관행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고 말했다. 그는 “권역간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는 이번 인사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원인이 크다. 국실장급 이하 인사의 경우 이전에도 원장과 수석부원장이 임면권을 행사했지만 이번 인사의 경우 각 권역별 부원장과 부원장보들과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한 관계자는 “부원장과 부원장보도 뚜껑이 열리기 직전에야 구체적인 인사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이전과 달리 비밀에 부쳐졌던 것은 파격인사에 대한 저항을 무마할 목적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권역별 벽허물기 인사가 공론화됐다면 조직적인 저항에 부딪혀 실행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사시즌에 앞선 외부의 인사청탁을 배격하기 위해서라도 인사내용을 비밀에 부쳐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1997년 IMF사태 후 은행감독원, 보험감독원, 증권감독원 등이 합쳐져 만들어진 기구로, 한 지붕에서 서로 다른 조직들이 업무를 수행해왔다. 때문에 권역간 알력이 상존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조치도 권역간 인사교류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 어려웠다.

<김양규기자 @kyk7475>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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