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후 9시30분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육로를 이용해 헤이그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박 전 대표는 비행기 안에서 머문 13시간 30분에다 육로 이동 시간까지 합쳐 15시간 가까이 외부와 단절된 채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다. 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마당에 위기의 여권을 점점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취재를 위해 동행한 기자단과도 인천공항 이륙 전 항공기 안에서 한차례 악수를 나눴을 뿐이다. 방문 국가의 VIP급 의전으로 박 전 대표와 기자단이 서로 다른 이동통로를 이용한 탓에 현재까지 만날 기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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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가 무슨 말이 할지 모른다. 그의 구상이 언제 베일을 벗을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지고 있다. 본격적인 동행 취재가 시작되면 박 전 대표가 어떤 형식으로든 의중을 내비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대 총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각종 재보선에서 박 전 대표는 침묵을 지켰다. 이번 재보선에선 간접적으로 강원도 지원에 나섰지만,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는 최문순 민주당 후보의 맹추격에 고배를 마셨다.
다소 희석됐더라도 ‘선거의 여왕’인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베아트릭스 네덜란드 여왕을 예방한다. 두 여왕의 만남이 예정된 셈이다.
박 전 대표의 이번 네덜란드 방문은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증진 및 우호친선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로테르담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헌화하고 로테르담항만공사를 방문해 우리 물류기업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위기의 여권을 언제 어떻게 구할지, 야권 유력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어떻게 견제할지, 박 전 대표의 머리는 복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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