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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도 상품화…결혼정보회사의 노이즈 마케팅 눈살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과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을 앞두고 국내의 한 결혼정보업체가 현대판 ‘신데렐라’를 찾아 나섰다.

결혼정보회사 선우는 ‘백마 탄 왕자’라 할 만큼 직업과 학력, 재산 등 모든 면에서 상위 0.1%에 해당하는 남자 7명과 결혼을 전제로 만날 미혼 여성을 뽑는다고 27일 밝혔다.

현대판 ‘백마 탄 왕자’는 직업이 의사 등 전문직이거나 공기업ㆍ대기업 임원 등 연봉이 3억원을 넘는 이들이다. 서울대와 하버드대 등 명문 대학을 졸업했고, 키가 178㎝~190㎝ 상당의 늘씬한 체형에 용모도 ‘A 등급’이라고 선우 측은 밝혔다. 집안도 재산이 500억원을 상회하는 재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선우 측은 이들과 만남을 가질 ‘신데렐라’의 조건으로 지성적이고 호감가는 외모, 집안 후광 없이 본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진취적인 태도, 원만한 성격 등 내면의 아름다움을 꼽았다. 선우는 홈페이지 ‘커플닷넷(http://www.couple.net)을 통해 지원을 받고 심사를 거쳐 오는 7월 ‘신데렐라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신분상승식 이벤트를 보는 이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한 관계자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자본을 이용해 상품화 시킨 마케팅”이라고 평했다. 미혼인 임모(30ㆍ여)씨도 “노골적으로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고 합격, 불합격으로 구분하는 것 같다”며 “이같은 이벤트에 응모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품평회에 내보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눈길 끄는 데에 급급한 결혼정보회사의 이벤트가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월드컵에서 자국 파라과이를 응원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 ‘파라과이 응원녀’ 라리사 리켈메(25)가 한국 남성과 데이트를 하기 위해 입국, 3명의 한국 남성과 만남을 가졌다.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데릴사위를 찾는다는 공개구혼은 몇 년 전부터 심심찮게 등장해 지난달에는 오래 전 아내와 사별한 80세 호주인 사업가가 한국 여성과 재혼하고 싶다며 공개구혼을 하기도 했다.

결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이 잠재적 회원들의 눈길을 끄는 주요 수단이 되다 보니 결혼정보회사의 이벤트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결혼정보회사의 과열 경쟁에 정작 소비자 권리는 등한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에는 유명 결혼정보업체가 설연휴 기간을 틈타 회사문을 닫고 야반도주해 회원들의 피해가 속출한 바 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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