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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만명은 어쩌라고?”...부산저축은행, ‘편법 예금인출’ 파장
부산저축은행에 예금을 했던 30만명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월17일,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조치를 받는 당일 새벽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해 임직원과 친인척, VIP 고객들이 예금을 지급해준 사실이 드러났기때문. 영업정지 조치를 당하기 직전, 부산저축은행이 부산초량동 본점과 화명동 지점 2곳의 영업시간을 연장해 특정인에게만 예금을 지급해준 것이다.

두 지점에서 인출된 예금규모는 평소 영업시간 인출 금액의 10배가 넘는 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영업정지 직전 무더기로 예금이 인출된 계좌 가운데 수백여개가 임직원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다 부산저축은행 임직원들은 우량고객 30여명에게도 영업정지 사실을 알리고 예금을 인출하는 것을 도와준 것으로 전해졌다. 우량고객들은 가족명의 통장 2개 이상과 통장에 1억원 이상 예금을 한 고객들로 대개 부산저축은행 대주주 임원의 소개로 예금을 맡긴 고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산저축은행의 도덕성과 금융당국의 직무 유기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예금이 묶인 고객은 30만명에 달하며, 예금자 보호한도인 5000만원을 넘는 예금자도 약 1만명에 달한다. 그런데, 특정인만 영업정지 직전에 돈을 인출해간 것. 당연히 파장은 거세다.

피해를 본 예금자 200여명은 25일 오후 1시께 부산진구 금융감독원 부산지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결국 힘없는 서민들만 사기를 당했다”며 “말로만 공정사회를 외치는 정부에 분통이 터진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분노한 예금자들은 금감원 부산지원 민원창구와 출입구 측 복도로 몰려와 거칠게 항의했다. 일부는 확성기로 금감원 직원들을 향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일부 예금자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목이 쉬도록 고함을 내질렀다.

28년 간 배를 타며 모은 전 재산이 묶였다는 최 모(50)씨는 “젊은 시절 삼부파이낸스가 갑자기 문을 닫아 3억원의 돈을 날리는 바람에 죽으려다 겨우 참았다”며 “이를 악물고 재기했는데 또 당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답답한 듯 가슴을 치거나 눈물을 흘리는 예금자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모(67)씨는 “남편이 30년간 택시를 몰며 힘들게 모은 돈을 모두 잃게 생겼다”며 “서민들이 거리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동안 우리가 뽑아 준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느냐”며 울부짖었다.

한편, 이날 예금자피해대책위원회는 다음 달 2일 상경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김석동 금융감독위원장 고소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구치소에 수감된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를 면회하기 위해 다수의 예금자들이 서울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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