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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 대통령 조건부 퇴진에 대한 청년층 반발로 야권 분열…정치 불안 고조
33년간 철권통치를 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조건부 퇴진 약속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은 더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UAE 영자지인 ‘더 내셔널’은 25일 ‘청년층이 예멘 안정의 키(Ke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야권 분열로 예멘의 정치적 위기는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앞서 야권연합체 공동회합(JMP)은 살레 대통령이 30일 이내에 물러나는 대신 사법 처리를 면제해준다는 내용의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을 받아들였다. 반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 운동가 파레아 알 무슬리미는 “우리는 그들(JMP)마저 끌어내릴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24일에도 수천명의 청년들은 살레 대통령의 조건없는 퇴진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예멘은 25세 미만이 전체 인구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청년실업률이 50%를 웃돌아 젊은이들의 불만이 잠복돼 있었다. 이들은 올초부터 불어닥친 튀니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 열풍에 영감을 얻었으며, 아무 조건없이 독재자들을 쫓아낸 두 나라와 마찬가지로 살레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살레 대통령의 조건부 퇴진이 자리를 지키려는 꼼수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GCC 중재안은 살레 대통령이 30일 이내에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며, 이후 여ㆍ야 모두 참여하는 통합정부가 60일 안에 대선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야권의 분열로 협상이 지연될 경우 살레 대통령이 야권에 책임을 돌리며 퇴진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원래 2013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살레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지난달 연내에 물러나겠다고 했다가 이를 번복한 바 있다. 살레 대통령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에 알카에다가 침투하고 있다”며 반정부 시위대를 테러 세력으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예멘 외교관은 “살레 대통령은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처럼 굴욕을 겪게 될까봐 퇴진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리아에서도 지난 주말동안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24일에만 최소 9명이 숨졌다. 인권단체들은 시위 발생 후 5주 동안 사망자가 35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시리아 보안당국은 최근 다마스쿠스, 다라 등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인사 수십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시리아 지식인, 언론인 등 100여명은 공동성명을 통해 시리아 정부의 유혈진압을 규탄하고 국영 언론사 직원 사임 등을 촉구했다. 영국 정부도 시리아 정부의 시위대 살상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는 한편 시리아 내 자국민 철수를 권유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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