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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이럴수가" 메가톤급 쇼크...온 국민 '패닉'
음악 외에는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었던 문화대통령은 어느새 현실로 내려앉았다. 대한민국을 뒤집어놓은 배우 이지아와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참으로 세속적인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까지 결국 사실이라고 드러나자 그 충격은 너무나 컸다. 지상파 3사는 서태지 이지아 사건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종합일간지, 경제지, 인터넷매체에도 온통 이들의 이야기로 도배가 됐다. TV 연예 프로그램은 시청률 상승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여파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 일의 대상이 ‘문화대통령’으로 칭송받던 서태지였다는 점은 한 스타의 베일에 가려진 사생활의 뒤늦은 노출과는 다른 선에서 바라보아야 할 부분이었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톱스타 정우성과 이지아라는 '미지의 여배우'가 존재했다.

대중문화사에서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한 서태지를 중심으로 터져나온 충격파는 이지아 정우성의 시너지를 입었다. 이제 그것은 이지아의 공식입장 발표로 말미암아 기정사실이 됐다. 어쨌든 이지아는 한때나마 ’서태지의 아내’였으며 한류스타 배용준과는 ’스캔들’을 만든데다 정우성의 ’현재진행형 연인’이다. 쇼크는 이지아의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도 이어져 인터넷 상에서는 ’이지아닷컴’이라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서태지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서진요’ 사이트도 등장하게 만들었다. 각 매체들은 이제 두 사람의 결혼증명서, 이혼확인서, 법원판결문 등을 입수해 속속들이 보도하기에 이른다. 서태지의 추정 재산, 위자료와 재산분할 청구 소송의 향방에 대한 보도도 빠지지 않고 있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TV 안에서도 토론의 주제로 삼게됐다. 3일이 지난 지금까지 모든 매체는 온통 서태지, 이지아 그리고 정우성이다.

대한민국 연예사에서 이만큼 충격적인 일은 당연히 처음은 아니다.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수 나훈아와 배우 김지미의 결혼과 이혼이 있었다. 물론 당시 이 두사람의 결혼에 대한 충격은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지난 1976년 7월9일 김지미는 당시 최고의 인기 가수이던 나훈아와의 결혼을 발표했다. 이 사건은 당시 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었다. 또 당시 연예계로서는 이만큼 충격적인 사건은 없었다. 앞서 김지미는 자신이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을 당시 최무룡과의 간통사건으로 세인들의 엄청난 지탄을 받았다. 톱배우 김지미가 걸어온 일련의 사건들과 맞물려 두 사람의 결혼을 둘러싸고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고 급기야 김지미 출연영화 거부운동까지도 일었다. 충격과 비난이 잠잠해진 것은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워낙에 잠잠했던 탓도 있었다. 이후 두 사람은 6년 뒤인 1982년 이혼하며 잦아들었다.

서태지 이지아 사건의 파장 정도는 최근 우리 사회를 또 한 번 혼란에 빠뜨렸던 신정아씨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학력위조로 시작해 변양균 전 대통령 실장과의 관계, ’신정아게이트’라 불리며 얽혀든 사람들, 급기야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은 한 일간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학력위조 파문은 사회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학력을 위조한 저명 인사, 연예인들이 숱하게 등장했다. 이후 4년이 지나 신정아씨는 자신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회고록 ‘4001’을 최근 출간, 당시의 사건들을 더듬어내려간다. 신정아와 인연이 잊는 모든 사람들이 실명으로 거론됐고 신정아씨의 사건은 천안함 1주기를 묻어버릴 만큼 여전히 유효한 강도를 가지고 있었다.

다시 서태지 이지아 사건으로 돌아가보면, 이번 일을 계기로 서태지에게는 장막처럼 감추고 있는 ‘신비주의’가 걷어지고 말았다. 서태지라는 ‘하나의 상징’을 이 사건은 그를 현실로 끌어내리며 신비주의를 벗겨낸 것이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외계인’으로 불리던 이지아를 파헤치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아닷컴’에는 수많은 누리꾼이 몰려가고 있다. 심지어 광고배너까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아의 언니에 대한 보도 역시 심심치않게 쏟아지고 있으며 이지아의 학력, 나이, 가족관계 등이 조금씩 풀어져 노출되고 있다.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리자 마구잡이식의 정보가 쏟아져 단 한 사람을 겨냥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이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태지-이지아, 도덕적, 윤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죠. 사생활을 공개할지 말지는 본인들 취향의 문제. 이혼소송에까지 이르렀으면 당사자들 모두 힘든 상황일 듯. 거기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이라면서“‘이지아 닷컴’이니 ‘서진요’니. 이런 게 만들어졌다던데, 물론 연예인들의 경우 사생활이 공개되는 데에서 일반인보다 수인의 범위가 넓다고 하나, 무슨 수사대나 되는 양 공개를 원하지 않는 남의 사생활 캐는 건 아무 목적 없는 행위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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