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아나운서인 윤새와는 일은 별로 안하고 동해(지창욱)를 내쫓으려 애쓰고, 안나(도지원)를 첫사랑이었던 시아버지 김준(강석우)과 만나지 못하게 하였으며, 또 안나의 친어머니 김말선 여사(정영숙)가 안나를 찾지 못하 게 온갖 방해공작을 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남편 김도진(이장우)과 사이가 멀어져 이혼까지 하게 됐고, 그렇게 티격태격하던 기간에 남편의 아기까지 임신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됐다.
이혼녀에 임신녀라, 윤새와를 갑자기 불쌍한 모드로 끌고가고 있다. 낙태가 불가함을 알고 전남편 직장인 카멜리아 호텔로 찾아갔지만 전남편에게 문전박대를 당했다. 요즘 윤새와는 이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쌍둥이 조카 아기들을 동생 대신 돌봐주며 아기 키우는 천사로 거듭나고 있다.
윤새와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았고, 심지어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편견을 심어주는 캐릭터라는 비아냥까지 듣게됐으니 제작진으로서도 빨리 개과천선하게 만들어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윤새와가 너무 빨리 착해지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동안 갈등 증폭의 기제로만 이용된 윤새와의 악행들이 이해하기 힘들었듯이, 갑자기 회개하는 윤새와도 어색할 수 있다.
물론 윤새와가 김도진에게 복수의 감정이 생긴 가운데 조필용 회장(김성원)-김말선 부부(정영숙)가 소유한 카멜리아 호텔을 가로채기 위해 선달과 내부 고발에 이은 지분 확보의 계략을 꾸미고 있는 김도진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건 윤새아가 과거 못된 짓을 많이 한 데 대한 반성의 의미를 띠고 있기는 하다.
과거 윤새와가 왜 거짓말을 밥먹듯 하고, 계속 계략을 꾸미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윤새와가 요즘 왜 이렇게 갑자기 착해지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급(急) 개과천선’이 다가 아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