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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프로들의 힘은 갤러리

지난주에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올해 처음으로 국내 대회에 출전한 최나연(24ㆍSK텔레콤)을 만났다. 2010년 평균 최저타상인 베어트로피상과 LPGA 상금왕을 따낸 최나연은 이번 대회에서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진통제를 먹으며 대회에 출전해 최종 13위로 경기를 마쳤다.

대회 우승 조에 많은 갤러리가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최나연의 조에도 많은 갤러리가 따라다녔다. 특별했던 것은 최나연을 찾아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내려온 국내 팬들 외에 일본, 중국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한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의 제주도까지 찾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성적과 상관없이 이렇게 선수를 응원해주는 팬이 있을 때 선수는 더 노력하게 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된다.

대회 중 인터뷰를 하면서 최나연은 자신을 찾아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얘기를 5번도 더한 것 같다. 샷을 하고 나면 찡그린 표정을 많이 짓던 최나연은 이제 밝고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달라졌다. 이미 세계적인 선수가 됐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함께해주는 팬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다 잡았던 우승을 놓쳤을 때, 많은 사람은 최나연이 앞으로 과연 우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이젠 누구나 인정하는 우승 후보다.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을 겪었던 선수이기에 더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첫 우승을 기록할 때부터 최나연을 지켜봐 온 골프인으로서 필자도 최나연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즐겁다.

성적에만 급급해 경기를 해나갈 때 때때로 선수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함께해주고 지속적으로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있을 때는 그로 인해 힘과 용기를 얻고 더 열의를 가지고 시합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현장에 나오는 갤러리가 그렇게 많지 않은 우리나라 투어에, 성적과 관계없이 특정한 선수를 따라다니는 갤러리와 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대회장을 찾아주는 골프팬들이 많이 생긴다면 더 업그레이드된 한국 골프를 만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최나연의 사인에는 숫자 ‘8’이 써진 깃발이 그려져 있다. 통산 승수를 기록한 숫자다. 7년 전 아마추어로 프로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화려하게 프로로 데뷔한 최나연은 현재 KLPGA 4승, LPGA 4승으로 통산 8승을 기록 중이다. 미국 LPGA에서 올해로 4년차가 된 최나연. 많은 팬의 응원과 격려 속에 곧 그녀의 사인에서 두 자리 숫자를 볼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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