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비롯한 미국 실리콘밸리 내 150대 기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다.

미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18일 이들 기업이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회복했을 뿐 아니라 주가도 2000년 닷컴 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해 실리콘밸리 내에 본사를 두고 있는 150대 기업의 매출은 548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09년에 비해 20.3%가 늘어난 수치. 순이익도 850억달러로 78.6% 증가했다.

순이익률(net profit margin, 순이익을 세후 순매출액으로 나눈 것)은 15.6%를 기록하는 등 머큐리뉴스가 실리콘밸리 내 150대 기업의 실적을 내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애플의 경우 이들 기업의 총 매출 증가분 920억 달러 가운데 3분의1인 300억 달러(63%)가 늘어나 눈길을 끌었으며, 인텔이 전년도보다 162%가 증가한 115억달러의 이익을 기록해 매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1위는 1271억달러를 기록한 휴렛패커드였으며, 순익 1위는 166억달러를 벌어들인 애플이었다. 이 같은 실적 증가에 힘입어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도 지난달 말 현재 1조5500억 달러로 집계돼 작년 동기에 비해 11.4%가 증가했다.

특히 이는 실리콘밸리내 대기업인 휴렛패커드와 시스코시스템스의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 증가는 새 휴대용 기기들에 대한 판매 증진에 따른 것으로, 기업들과 공공기관들이 이메일과 트윗, 영상 등을 포함해 날로 확대되는 디지털 데이터 처리를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구매를 재개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민턴은 “IT산업이 2010년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면서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이는 종전의 경기침체 후 나타나는 회복세보다 훨씬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샌타클라라 카운티의 실업률은 여전히 10.3%를 기록해 고용 부문은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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