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삼부토건, 대주단과 재협상 진통
동양건설 채무포함놓고 난색
“다른 건설사 빚까지 떠안으라니…”

‘라마다르네상스 담보’ 뜨거운 감자


“동양건설 채무까지 호텔로 담보 제공하라” VS “우리 채무 벗어나는 담보로 호텔 내줄 순 없다”.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연장하고 법정관리를 철회하는 방안을 두고 대주단과 삼부토건이 상당한 의견접근을 했지만, 라마다르네상스의 담보 제공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대주단은 법정관리 철회를 유도하기 위해 삼부토건에 PF 대출 연장에 하나 더 얹어 추가대출까지 제시했다. 물론 조건은 라마다 르네상스 담보 제공이다.

대주단의 적극적인 태도에 당초 호텔 담보는 ‘절대불가’라던 삼부토건도 ‘우리 채무 부분 담보로는 내놓겠다’며 한발짝 물러섰지만, 법정관리 철회 최종 타결을 위해선 결국 동양건설 채무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 철회 핵심 열쇠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라마다르네상스호텔.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12일 늦은 저녁부터 대주단과 삼부토건이 철회를 놓고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주단에서 대출연장에 이어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한 추가대출을 제안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하지만 대주단은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 전부터 요구했던 ‘동양건설 채무 부분까지 포함한 호텔 담보 제공’을 전제로 달았다. 삼부토건이 자신은 물론 동양건설 몫까지 커버하는 명목으로 담보를 내놔야 연장에 추가대출까지 해주겠다는 것이다.

삼부토건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부토건이 보유한 핵심 자산을 자신의 채무는 물론 다른 건설사까지 감당하는 데 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은 삼부토건이 95% 소유한 자산으로 자산가치만 해도 1조원에 달한다. 삼부토건은 그동안 호텔을 ‘최후의 보루’로 삼아 왔다. 대주단에선 대출 만기연장을 위해 담보로 요구했지만 법정관리를 무릅쓰고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후의 보루’를 자신들의 직접 채무가 아닌 동양건설 채무 담보로 제공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당연지사. 삼부토건은 “공동사업인데 삼부토건만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분명 무리”라고 말했다.

나아가 호텔이 동양건설 채무 담보로 쓰인다면 헌인마을 외에 또다른 PF사업장에도 큰 타격일 수 있다고 삼부토건은 설명했다. 현재 삼부토건은 카자흐스탄에 PF 대출 규모가 1350억원 정도인 건축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외에도 각각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국내 사업장도 여러 개 남아 있다. 삼부토건의 지난 1월 현재 PF 대출 규모는 95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호텔이 동양건설 채무까지 책임지게 된다면 다른 사업장 대주단이 반발하는 것은 물론 법정관리가 철회된다 하더라도 제2의 만기연장 압박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