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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된 번역은 창작, 걸맞은 대우를

  • 기사입력 2011-04-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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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 번역 오류 파동이 계속되고 있다. 검투사란 별명을 얻을 정도의 협상전문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사과했으나 국민 불만은 여전하다. 그러나 그는 감독 책임은 있지만 번역 전문가는 아니다. 근원적 원인 규명과 추가 사고 방지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역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빨리빨리’ 문화와 편의주의가 외교문서 번역작업에까지 미쳤다는 분석은 충격적이다. EU와의 협상을 마무리한 후 온라인 공개 등의 작업 시간이 촉박해 관행대로 국회에 제출한 다음 후속 수정작업을 할 계획이었다는 해명이 군색하다. 그렇더라도 협정문에 총 207곳의 번역 오류가 발견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외교통상부의 전반적인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시간 부족과 관행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오역 투성이 협정문을 믿고 무역을 하다가 피해를 볼 경우 그 손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말할 것 없이 절차와 원칙을 무시하고 편의 위주에 사로잡혀 안일하게 일을 처리한 결과다.

국가 간 협상은 문구 하나하나에 엄청난 이해가 걸려 있다. 그리고 협상을 아무리 잘해도 번역이 제대로 안 되면 효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번역은 부차적인 일이 아니라 본질을 해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정의 하나인 것이다. 번역은 단순하고 기계적인 작업이 아니라 양측의 문화와 역사를 포함하는 포괄적이며 복합적인 작업이다. 최근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한국 소설로서는 처음으로 뉴욕타임스에 두 차례 소개되고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의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작품성도 뛰어나지만 훌륭한 번역가를 만난 덕택이다. 글로벌 시대에 번역은 또 다른 국가경쟁력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를 너무 가벼이 여겨왔다.

차제에 번역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번역을 사소한 일로 치부해 적당히 처리해선 안 된다. 전문 번역인력을 양성하고 인증하는 국가기관을 설립할 것은 물론 국가에서 인정하는 기관을 통해 번역의 양과 질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전문 번역인들에 대한 사회적 대접도 높아져야 한다. 창작 수준의 번역료 지불 등 생계 이상의 대가 보상이 불가피하다. 잘된 번역은 창작이나 다름없다. 세계화 시대에 ‘국격’에 걸맞은 번역 역량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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