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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거리 물가 줄줄이 뛰는데…식탁위 ‘최후의 보루’ 쌀값마저…
작년 생산 60만톤 감소 여파

올 산지가격 1만800원 급등

일찍·빨리·높게…이상현상


당국 “우려할 수준 아니다”


쌀값이 ‘일찍, 빨리, 높게’ 뛰고 있다.

8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일자 산지쌀값(80㎏)은 전회인 지난달 25일 조사 때보다 1788원(1.2%) 오른 15만2248원을 기록했다.

쌀값은 매월 5일, 15일, 25일마다 정부가 조사하는데, 2월 이후에만 1만800원 이상 올랐다. 수확기인 지난해 10~12월 평균값 13만7416원과 비교하면 1만5000원가량 오른 셈이다.

지난 몇년간 내리막을 유지하던 쌀값이 상승하는 것 자체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너무 빠르게,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쌀값 상승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쌀값은 5월께부터 오르기 시작해 수확기 직전인 7월까지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2월부터 초강세 양상이다.

산지 쌀값이 오른다는 것은 2010년산 햅쌀이 시중에 부족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기상조건의 악화로 쌀 생산량이 전년 대비 60만t 이상 줄어든 데다, 쌀값 안정화 차원에서 정부가 시장격리를 추진하면서 정책효과 강화를 위해 적정치보다 많을 쌀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수확한 지난해 쌀의 도정수율이 낮아진 것도 이유다. 기상이변으로 알곡이 제대로 영글지 못하면서 벼를 빻아 쌀이 되는 비율이 낮아졌다. 평상시에는 벼 100㎏을 도정하면 쌀이 72㎏ 나왔는데, 올해는 69㎏ 수준만 나오고 있다.

반면 쌀 소비 감소 추세는 줄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매년 2㎏ 정도 수준이던 1인당 쌀 소비량 감소세가 올 들어 1.3㎏ 수준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기업형 농가들이 쌀값의 상승을 노리고 물량을 재어두고 있는 점도 쌀값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햅쌀만 놓고 보자면 공급량은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줄어들었는데, 수요는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정부가 비축해놓은 쌀이 워낙 많기 때문에 ‘쌀값 대란’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정부도 속도와 폭이 다소 과할 뿐 쌀값 상승 추세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단기 급등을 예방한다는 점에서 실수요 쌀가공업체들에 대해서는 2009년산 쌀을 정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쌀 자체의 품질만 놓고 보면 2009년도산이 2010년산보다 좋기 때문에 가공업체 등의 수요를 맞추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상황상 15만8000원선 정도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를 넘어서거나 불필요한 급등조짐이 보일 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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