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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CEO형 정치인’이 대세
기업 출신 인사의 정계 진출이 잇따르면서 중국에 ‘CEO(최고경영자)형 정치인’ 바람이 불고 있다.

CEO형 정치인은 중국 최대 국유 석유회사인 중궈스화(中國石化ㆍ시노펙)의 쑤수린(蘇樹林) 회장이 최근 푸젠(福建)성 부서기로 임명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화통신은 경영관리에 능한 기업인 출신 인력의 정계 중용이 두드러지면서 국유기업이 정치인을 양성하는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쑤 전 회장은 4일 푸젠 성 부서기에 임명됐다. 그는 1962년 산둥(山東)성 출신으로 다칭(大慶)대 석유탐사학과와 하얼빈공대 석사 과정을 졸업한 후 교수와 엔지니어의 길을 걷다 1999년9월 시노펙의 부총재에 임명되며 기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2006년 9월 랴오닝(遼寧)성 상임위원과 조직부장을 겸직, 한차례 정계로 외도를 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이듬해 6월 시노펙 회장으로 다시 영입되면서 재계로 리턴했다.

쑤 부서기가 이번에 다시 정치가로 변모한 것은 시노펙을 세계적인 석유회사로 육성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쑨춘란 푸젠 성 서기는 쑤 신임 부서기에 대해 “시노펙의 전략적 구조조정과 신기술 개발, 글로벌 경영 등에서 중요한 공헌을 했다”며 그의 기업관리 및 경영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최근 중국 정계에는 국유 기업 CEO에서 고위급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례가 크게 늘었다

중국 최대 발전회사인 화넝(華能)그룹의 리샤오펑(李小鵬) 전 대표는 2008년 6월 산시(山西)성 부성장에 임명됐고, 세계 최대 스테인리스강 기업인 타이위안(太原)강철의 천촨핑(陳川平) 전 회장도 2008년1월 산시성 부성장에 발탁됐다.

2007년 말에는 중국 최초의 자동차업체 이치(一汽)그룹의 란옌펑(蘭延風) 회장이 지린(吉林)성 부성장에, 컴퓨터 회사인 창청(長城)컴퓨터의 천자오슝(陳肇雄) 전 대표가 후난(湖南)성 부성장에 각각 임명됐다.

이보다 앞서 웨이류청(衛留成) 하이난(海南)성 서기는 중국해양석유(CNOOC) 회장, 궈성쿤(郭聲琨) 광시좡족자치구 서기는 중궈뤼예(中國鉛業) 회장 출신 등 상당히 많은 기업인이 정계에 포진해 있다.

이들 기업인 출신 정치인사는 정관계 입문 당시 나이가 50세 전후로 젊고 학력이 높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경제를 이해하고 기업관리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복합적인 능력을 지닌 인재로 여겨지면서 중용되고 있다.

중앙당교의 돤페이쥔(段培君) 교수는 “중국이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급속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위급 관리가 경제와 기업을 이해하고 있느냐의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 정부가 서비스형 정부로 진화하는데 이들의 능력이 매우 유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업 CEO 출신들이 정치인으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정치인들의 보수는 기업 CEO에 비해 턱없이 적어 사명감 없이는 일하기 힘들며 정치를 기업 운영처럼 계획을 세워 밀고 나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천광진(陳光金) 중국 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부소장은 “기업 CEO가 정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더 이상 기업가처럼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면서 ”정부 사업을 기업을 운영하듯이 단순하게 효율만 쫓는다면 큰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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