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는 미야기현 나토리 시의 현립 미야기농업고등학교를 덮쳤다. 교사와 축사가 전파된 가운데 당시 학교 외양간에 남아있던 실습용 젖소는 총 34마리. 쓰나미 경보로 학생들과 교사들은 신속히 대피했지만 젖소들은 우사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외양간에서 실습중이었던 학생 10명은 “적어도 소들이 도망칠 수 있게는 해야 한다”며 목줄을 모두 풀어줬다. 실습 조교였던 아츠미 하야토(36)씨는 “탁류에 휩쓸려 가는 젖소를 바라보며 가슴이 아팠다”며 목줄을 풀어주면서 “제발 도망쳐서 살아 남아달라고 기도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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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속에서 살아남은 미야기현 농업고의 젖소들. (사진=요미우리신문) |
그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까. 지진 당일 밤 기적이 일어났다. 급류에 휩쓸렸던 젖소 5~6마리가 살아서 돌아왔다. 이틀이 지나자 부상 입은 수컷 한 마리가 축사를 찾아왔다. 또 학교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서도 젖소가 발견돼 근처 사람들이 먹이와 물을 주면서 보살피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총 14마리가 무사히 축사로 돌아왔다”며 “돌아온 소와 함께 반드시 학교를 재건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천예선 기자 @clair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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