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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금된 中아이웨이웨이, 서구는 왜 그에 열광하는가?
‘냐오차오(鳥巢.새둥지)’ 형상의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을 공동설계한 중국의 유명 현대미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53)가 구금됐다는 소식에 국제사회가 일제히 비난성명을 쏟아냈다.

그렇다면 왜 그의 구금 소식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국 정부가 앞다퉈 석방을 촉구하는 걸까? 그의 작업의 방향과 주제, 예술적 업적이 과연 무엇이길래 세계가 한목소리로 그의 해금을 요구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아이웨이웨이는 중국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설치미술가이자 인권운동가. 그는 정부및 사회 풍자 퍼포먼스를 잇따라 펼쳐온 데다, 반체제 인권운동가 펑정후(憑正虎)의 입국을 거부한 정부를 비판해 최근들어 중국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워온 상태에서 긴급 구금됐다.

3일 그의 구금소식이 알려지자 서방은 물론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이 앞다퉈 비난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마크 토너 대변인은 3일 “우리는 인권운동가들을 불법적으로 구금하고 체포하는 중국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정부 또한 일제히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를 이처럼 다루는 중국 정부가 무명의 반체제 인사를 어떻게 다룰진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아이웨이웨이는 최근 베이징 공항에서 홍콩 발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구금돼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태생적으로 자유분방하고 도발적인 아이 웨이웨이는 서양미술계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한명으로 널리 알려져왔다. 지극히 중국적이면서도 서구와도 통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닌 작가로 손꼽혀온 것. 그는 옷을 홀딱 벗고 목면 붕대로 주요부위를 가린 퍼포먼스를 펼쳤는가 하면, 가운데 손가락을 불쑥 올린 퍼포먼스도 시행한바 있다. 또 한 때는 베이징의 천안문을 배경으로 가슴팍에 ’FUCK’라는 글자를 새겨넣고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니 중국 정부가 편해할리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적 작업 외에, 그는 묵직하면서도 기념비적인 작업, 탁월한 개념이 드러나는 작업도 왕성하게 시행해왔다. 또 작가이면서도 건축가,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로 등 각분야를 활발히 넘나들며 전방위 아티스트로 맹활약해왔다. 오는 9월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공동감독으로 위촉돼 한국에도 수차례 내한한바 있다.

중국인들이 오래 전부터 일상생활에서 즐겨 사용했던 낡은 목재 의자라든가, 자전거 등을 쌓아올리거나 반복적으로 늘어놓은 작업은 아이웨이웨이의 트레이드 마크에 해당된다. 급격한 압축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 사회의 현실과, 그 이면에 드리워진 각종 어두운 면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설득력있게 보여주는 게 아이 웨이웨이 작업의 핵심이다. 그러나 그 작업은 한곳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지난 2007년 독일 카셀도큐멘터에서도 한판 화려한 판을 벌이기도 했다. 자그만치 1000명에 이르는 중국인을 독일 서북부의 카셀도큐멘터 현장으로 오고가게 했으며, 그들이 썼던 의자를 도큐멘터 곳곳에 늘어놓는 스케일 큰 미술을 선보인바 있다. 또 도큐멘터 광장에는 중국에서 공수해온 전통가옥의 낡은 문짝들을 겹겹이 쌓은 설치작업도 시행했다. 그런데 도큐멘터가 오픈하자마자 때아닌 강풍으로 문짝들이 비틀리고 일부 날아갔다. 어지간한 작가 같으면 이를 보수하기 위해 땀께나 흘렸겠지만 그는 "자연이 나와 예기치않게 합작으로 작업해줬으니 그것도 멋지지 않느냐"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독일 카셀도큐멘타 외에도 그는 전세계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잇따라 작품전을 연바 있다. 현재는 영국 런던의 국립 현대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에서 해바라기 씨를 이용한 설치작업 ’Sunflower Seeds’를 선보이고 있다. 테이트모던의 너른 터빈 홀 바닥에 도자기로 구운 해바라기 씨를 장대하게 흩뿌린 아이 웨이웨의 이번 설치작품전은 오는 5월까지 계속된다.

그의 작품 ‘Sunflower Seeds’는 한 때 중국 문화수출의 가장 큰 공신이었지만 근래들어 급격히 쇠퇴한 도자기 가마터인 징더전(경덕진)의 전통 도자기술을 이용해, 오늘날 중국의 대량생산과 저가 전략, 문화지정학과 국가간 무역 등을 성찰한 것이다. 



한편 아이웨이웨이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아이 웨이웨이의 도자기 설치작품 해바라기 씨(‘Sunflower Seeds’)는 지난 2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29만파운드(한화 약 5억3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당초 이 작품은 8만~12만파운드의 추정가가 매겨졌으나 열띤 경합 끝에 29만파운드에 팔렸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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