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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ㆍ해양 유입 모두 인체 무해 수준
방사능 공포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논, 세슘, 방사성 요오드 등 새로운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에서 검출될 때 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노르웨이발(發) 방사능비 소식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나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공포심이 결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들은 전 세계가 방사능 물질 영향권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반도에 방사능 물질이 유입될 수 있는 경로는 크게 대기, 해양, 식품 등인데 대기로 인한 유입이 가장 먼저 영향을 끼치고, 해양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두가지 경로 모두 인체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다만, 식품의 경우 당장의 ‘보여주기식 검사’보다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지적 동풍은 피할 수 없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노르웨이 대기연구소가 오는 7일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를 뒤덮는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큰 혼란이 일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압골의 영향으로 7일 새벽 전국에서 비가 내리고, 고기압의 영향으로 지상 1~3㎞ 높이의 중층 기류는 일본 동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시계 방향으로 돌 것으로 예보했다. 즉, 지구 한 바퀴를 돌고 한반도에 도착하는 대기 흐름과 달리 일본으로부터 단기간에 한반도로 도착하는 대기의 흐름이 있으리란 의미다.

하지만 국지적인 대기 흐름이 잦아진다는 건 이미 예측된 결과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캄차카반도, 북극지방,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상륙한 방사성 물질의 이동경로가 밝혀진 바 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4~5월 환절기에는 동풍이 불 확률이 10% 미만 수준이며 장마철이 시작되기 직전 6월 중순부터는 30~40%로 높아진다”며 “이 경우 일주일에 3~4일 지속적으로 동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기의 흐름을 떠나 방사성 물질의 검출량이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은 “대기 흐름을 떠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한국 국민이 받는 영향은 연간 허용 방사선량(1mSv)의 3분의 1수준”이라며 “불가능한 상황까지 가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을 받을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해류, 당장 피해는 없어…앞으로가 관건 =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바다에 방출하기 시작하면서 바닷물을 통한 방사능 오염 우려도 부쩍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대기보다 해양 방사능 오염의 여파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대기보다 오히려 더 일정한 흐름을 보이는 해류의 특성상 단기간에 피해를 볼 가능성은 없지만 수산물로 인한 2차피해 등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학 한국해양연구원 기후연안재해연구부장은 “한반도 바다로 들어오는 해류가 동해와 연결된 동중국해 뿐이지만 이 곳이 후쿠시마 앞바다와 연결되려면 태평양을 한 바퀴 순환해야 한다”며 “해류가 초속 1m 미만의 속도를 보이는 만큼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까지 오려면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수년간 방사성물질이 바다를 떠도는 과정에서 더 넓게 퍼지고 희석되는 만큼 한반도에 도착할 때는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품 감시는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 당장의 피해는 미미하지만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는 식품은 철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 세슘 30년, 플루토늄 2만여년 등 반감기가 긴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기 때문에 오랜 기간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변명우 우송대 교수는 “토양 등에 방사성 물질이 축적될 때 2차적으로 채소나 동물 등으로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5~10년 간 농축수산물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학 연구부장도 “후쿠시마 해역은 찬물이 분포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한류성 어류 감시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명태나 연어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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