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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원전 ‘최고수’…“요오드·세슘 검출량 절대안전. 정부는 국민신뢰 키워야”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포비아(phobiaㆍ공포증)’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과학기술계 석학의 대표기관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진화에 나섰다.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공포심이 오히려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공포심을 넘어 정부 및 과학계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확산되고 있고, 루머 수준의 무분별한 정보가 퍼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문가집단이 전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림원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방사능 공포, 오해와 진실’이란 주제로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후 성명서를 통해 “건강, 대기, 식품, 수질 등에서 현재 방사능 물질의 검출 정도가 과학적으로 인체에 해를 가할 수 없는 수준이며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정부는 철저한 감시와 함께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모든 측정 자료를 숨김없이 신속, 정확하게 공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정길생 한림원 원장을 비롯해 이명철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소장, 이은철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등 한림원 소속 정회원 및 원로회원 전문가가 모였고, 임상무 한국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장, 이동명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방사능탐지분석실장 등 관련기관 전문가가 함께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일 성명서를 내고 “한국은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피해 가능성이 없으며 관련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일 한림원이 주관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사능 공포,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의 좌담회 모습.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한림원은 1994년 조완규 박사를 초대원장으로 선임하며 출범한 국내 과학기술계 석학의 대표기관이다. 정규회원, 원로회원, 명예회원, 협력회원, 외국인회원 등으로 구분되며 대내외적으로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받은 석학들로 회원을 구성한다.

한림원이 과학 이슈에 단체 명의로 공식적인 성명서를 발표한 건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처음이다. 한림원 측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공포심과 불신이 국민 사이에 퍼지고 있어 내부 회의를 거쳐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한림원은 소속 회원 및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건강, 식품, 대기환경, 수질, 원전, 방사성 측정 등에서 견해를 밝혔다. 한림원은 “국내에서 측정된 방사성 요오드나 세슘 수준이 인체에 해를 끼칠 가능성은 없다. 식약청에서 확인한 일본 식품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이나 대기를 타고 국내에 영향을 끼칠 방사성 물질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수질 안전과 관련해선 “물 섭취의 경우 식품위생법보다 더 엄격한 섭취 제한치를 규정하고 있으며 대기 중 방사능 검출량을 볼 때 물이 인체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수돗물을 철저하게 분석할 준비는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저한 감시체계 확립과 즉각적인 자료 공개 등도 정부에 건의했다. 한림원은 “일본 원전사고를 교훈 삼아 국내 원전의 안전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방사성 물질 측정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도 모든 측정 자료를 숨김없이 신속, 정확하게 공표해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방사능 측정, 평가, 공표 등 모든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와 관련 NGO 인사 등을 참여시켜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INS는 대기부유진 방사성 물질 검사 등에 추가로 플루토늄 및 수돗물 검사 등을 실시한다. 바다 연안 및 토양에서 이날부터 플루토늄 검사에 착수했다. 윤철호 KINS 원장은 “한국이 플루토늄에 오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국민의 불안감을 고려해 플루토늄 검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돗물도 전국 22개 정수장으로 방사성 물질 검사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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