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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지몰린 카다피, 英에 비밀특사 파견…출구전략 타진?
차남 참모 英관리와 회동

쿠사 망명후 측근 이탈 가속


카다피 정권의 핵심인물이 최근 런던을 방문해 영국 관리들과 비밀리에 대화를 나눴다고 지난달 31일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전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최측근이었던 무사 쿠사 외무장관 망명 직후 전해진 것으로 궁지에 몰린 카다피 측이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의 차남 세이프 알 이슬람의 참모인 모하메드 이스마일이 최근 며칠간 런던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스마일은 그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세이프 알 이슬람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이스마일은 리비아 정부의 무기구매협상 등에 관여했다.

최근 카다피 아들들 가운데 세이프 알 이슬람과 사디, 무타심 등이 리비아 사태의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카다피가 권력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무타심이 반정부 세력을 포함한 과도정부의 대표를 맡는 구체적인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반군은 물론 국제사회도 이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외교부는 이스마일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쿠사의 망명 이후 카다피 측근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리비아 주재 유엔대사로 임명됐던 알리 압델살람 트레키 전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카다피 체제에서 유엔 대사나 다른 관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무장관, 유엔총회 의장 등을 역임한 트레키는 지난 5일 반군에 합류한 모하메드 샬감 전 유엔 주재 대사 후임으로 임명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이 그의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해 이집트 카이로에 머물고 있었다.

이날 알자지라 방송은 쿠사 망명 이후 카다피 이너서클에서 많은 인물들이 떠났다는 미확인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카다피에게 등을 돌린 인물들로는 모하메드 아부 알 카심 알 즈와이 리비아 국민의회 의장, 아부 자예드 도르다 전 총리 등이 거론된다. 가족들을 리비아에 남겨둔 채 영국으로 탈출한 쿠사는 매우 ‘예민한’ 상태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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