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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왜 안줘"...200억원대 핵심 기술 빼돌린 디자이너
휴대폰과 LCD 등 대부분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패킹(packing) 기술을 대만 업체로 빼돌린 일당이 검거됐다. 전시 컨벤션 대행업체의 디자인 설계도면을 유출해 경쟁업체로 이직한 디자인 팀장도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은 1일 ‘저밀도 폴리우레탄 폼’ 제조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대만의 G사로 유출하고 동종업체를 설립해 제품을 생산, 판매해온 임모(49)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폴리우레탄 폼은 대부분 전자제품에 방진(먼지차단), 방습(습기차단), 방광(빛차단), 충격흡수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패킹으로 전세계 5~6개 업체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 등은 2009년 12월 본인들이 임원으로 재직중이던 피해업체의 대표에 불만을 품고 영업비밀을 활용한 사업계획서를 작성 G사로 유출한 뒤 300만달러를 투자받아 국내에 동종업체를 설립했다. 이들은 평소 G사가 피해업체에 제품 납품을 의뢰하면서 기술력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메일을 통해 G사 경영진에게 업무보고를 하듯 영업비밀을 유출했다.

피해업체에 따르면 배합비율과 배합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기계, 표면처리 및 건조공정 등 기밀이 유출되며 피해액은 2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입찰 배정금액 4억원인 정부 주최 행사의 장치공사 업체 선정에 이전 다니던 회사가 제작해둔 제안서를 빼돌려 제출한 U사의 디자인팀장 이모(33)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피해업체 근무 시절 약속한 연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점에 앙심을 품고 CD에 제안서 등을 저장해 빼돌렸다. 이씨는 경쟁업체에 입사한 뒤 피해업체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해 행사대행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가 피해업체 관계자의 신고로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중소기업은 영업비밀 관리 체계가 취약하고 실제 유출된 경우도 관련 법령에서 요구되는 ‘영업비밀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법적 보호가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소연 기자 @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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