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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각수 주입 계속하자니 오염수 유출 우려…도쿄전력 ‘딜레마’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원전 건물 밖으로 유출되면서 사태수습을 담당하는 도쿄전력이 원전 냉각과 방사성 물질 누출 차단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또 원전 부지 토양 5곳에서 28일 플루토늄이 처음 검출되고 원전에서 40㎞ 떨어진 곳에서 일본 역대 최고치의 세슘이 검출되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일본은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진퇴양난’ 도쿄전력=29일 현재 후쿠시마 원전 사태수습의 가장 큰 난제는 원전 냉각을 위해 냉각수 주입을 계속하면 건물 외부에 있는 ‘트렌치’라는 배관의 물이 흘러넘쳐 오염수가 유출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냉각수 양을 줄이면 원자로 내부 온도가 올라가 핵연료봉의 용융이 우려돼 주수 양을 조절하면서 배수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2호기 트렌치에 고여 있던 물 표면에서 28일 원자로 냉각수의 10만 배에 달하는 시간 당 1000밀리시버트의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가운데 현재 1~3호기 트렌치 수위가 모두 가득 차 있는 상태다. 1호기의 경우 여유 수위가 겨우 10cm 남짓이고 2호기는 1m, 3호기 1.5m 정도다.

아직 도쿄전력이 오염수 유출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냉각수 주입은 계속되고 있어 트렌치 내 오염수가 주변 바다와 토양 등으로 직접 흘러넘칠 위험이 크다. 원전 당국은 일단 트렌치 출구 부분을 흙과 콘크리트 등으로 막아 외부유출을 차단하고 오염수를 별도의 저장시설에 옮기는 문제를 검토 중이다.

또 28일 2호기 냉각수 주입량을 시간 당 16t에서 7t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그러나 이로 인해 2호기 원자로 온도가 20℃가량 올라가는 등 곧바로 냉각수 주입량 감소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니시야마 히데히코(西山英彦)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 심의관도 28일 “안정적인 원전 냉각과 오염수 유출 차단의 2대 난제를 양립시켜야 한다”며 어려움을 시인했다.

▶日, 국제사회에 ‘SOS’=후쿠시마 원전 사태수습이 총체적 난관에 부딪히면서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29일 미국과 일본 정부가 사태수습을 위한 합동 조정회의를 설립하고 작업팀을 편성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의 원전 전문가와 자위대, 미군 외에 도쿄전력 및 관련 기업들이 참여해 총력전 태세를 구축하겠다는 목적이다. 합동 작업팀은 ▷ 방사성 물질 확산 차단 ▷ 원전 안정을 위한 핵연료봉 처리 ▷ 원전 폐기 ▷ 의료지원 등 네 가지 영역으로 나뉘어 수습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총리 보좌관이 총괄 책임을 맡는다.

이에 앞서 28일 도쿄전력은 프랑스 원자력청(CEA)과 원전업체 EDF, 아레바에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마노 유키야(天野之)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올여름, 이르면 6월께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 안전과 관련된 고위급 회담 개최를 희망한다고 28일 밝혔다. 아마노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평가하고 사고 대응책 강화법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전 전문가들만의 회의가 아닌 정치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회원국 고위 각료들의 참여를 요구했다.

아마노 총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수습과 관련해 “원자로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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