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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대사 “북 주민, 日지진 사흘 후에나 알아”
“북한에서는 주변 사람들이 일본 대지진소식을 사흘 후에나 알 정도로 언론통제가 심했다.”

대지진이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11일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했던 마틴 유든주한 영국대사는 27일 전한 방북 소감문에서 “13일까지도 북한대사관의 통역관이나 현지의 영국인 교사들도 일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며 북한 내 사회통제의 단면을 알렸다.

북한은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처음 보도한 데 이어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 매체는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에 이어 두번째로 방북한 유든 대사는 14일까지 나흘간 평양과 원산을 둘러봤으며, 시장의 모습과 현지 주민의 모습 등을 목격하고 돌아와 방북소감문에 담았다.

유든 대사는 “첫 방북 때는 시장에서 상당한 양의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쇠고기를 전혀 볼 수 없고 소량의 돼지고기만 있었다”며 “감자, 당근, 무 등 뿌리채소는 많았지만 녹색채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2008년 방북 당시에는 시장에 약간의 컴퓨터 주변기기만 있었을 뿐이었는데 이번에는 휴대용 저장장치와 디지털 카메라 등 다양한 종류의 중국산 제품들을 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평양에서 원산으로 가면서 보니 들판에 족히 수천명은 되는 대규모 인력이 일하고 있었는데 트랙터는 고작 10대가량에 불과했다”며 “이는 주민 다수가 엄청난 육체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해주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유든 대사는 장문의 방북기를 마무리하며 “(우리가) 북한 관리들을 적대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기회가 닿는 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세상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 2월 서울로 부임한 유든 대사는 한국에서만 세번째 근무를 하고 있는 ‘한국통’으로 꼽힌다.

런던 소재 퀸메리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한 뒤 변호사 생활을 거쳐 1977년 외교관으로 입문한 이래 한국, 일본, 유고슬라비아, 알바니아 공관과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영국 무역투자청 등지에서 일했다.

예전에 한국 근무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 2003년 ‘한국에서 보낸 시간들’(Times Past in Korea)을 펴냈으며 방대한 양의 한국 관련 서적을 수집해 보유하고 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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