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해졌다. 애플 ‘아이패드2’에 비해 비쌀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차세대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의 가격(와이파이 기준)을 ‘아이패드2’와 동일하게, ‘갤럭시탭 8.9’의 가격(와이파이 기준)은 되레 16GB, 32GB 모델 각각 30달러씩 저렴하게 책정했다.

특히 카메라 사양을 지난해 출시된 전작 ‘갤럭시탭’ 보다 낮추는 과감한 전략으로, ‘아이패드2’ 보다 얇은 초슬림 디자인까지 완성했다. 애플도 ‘아이패드2’ 4월 한국 출시라는 발빠른 조치로 응수하는 등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장악을 위한 삼성과 애플의 신경전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간) ‘CTIA 2011’가 열리고 있는 미국 올랜도 오렌지 카운티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Samsung Mobile Unpacked)’ 행사를 통해 전략 태블릿 ‘갤럭시 탭 10.1’과 ‘갤럭시 탭 8.9’ 등 2종을 전격 공개했다.

현존하는 동급 태블릿 가운데 가장 얇은 두 제품의 두께는 8.6mm로‘아이패드2’(8.8mm) 보다 앞섰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MWC 2011’에서 베일을 벗은 ‘갤럭시탭 10.1’은 당시만 해도 두께 10.9mm, 무게 599g로 ‘아이패드2’(두께 8.8mm, 무게 601g(와이파이 기준))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두꺼웠다.

비밀은 카메라에 있었다. 전면 200만, 후면 300만 화소로 내놔 전면 30만, 후면 70만 화소를 채택한 ‘아이패드2’ 보다 앞섰다. 그러나 후면 300만은 지난해 출시된 전작 ‘갤럭시탭’의 500만 화소보다 적다. ‘갤럭시 탭 10.1’은 MWC에서 소개될 당시에도 전면 200만, 후면 800만 화소였다.

삼성전자 측은 “더 좋은 제품을 위해 사양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언급했지만, 태블릿PC 업계에선 삼성이 애플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아이패드2’ 보다 비쌀 것으로 예측됐던 가격(와이파이 기준)도 ‘갤럭시탭 8.9’는 16GB(469달러), 32GB(569달러) 모두 동급 ‘아이패드2’에 비해 각각 30달러씩 싸다. ‘갤럭시 탭 10.1’은 ‘아이패드2’와 동일하게 책정됐다.

이에 맞서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4월 아이패드2의 모든 모델을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스티브 잡스 CEO는 “경쟁사들이 여전히 기존 아이패드를 따라잡으려고 애쓰는 동안 우리는 아이패드2로 또 한 번 판도를 바꿨다”고 강조했다. 전작 ‘아이패드’는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지 약 7개월이 지난 뒤 국내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간 바 있다.

‘아이패드2’ 국내 출시와 관련, KT는 즉각 “4월중 한국에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탭 10.1’과 ‘갤럭시 탭 8.9’에 대해선 SK텔레콤은 “출시 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KT는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갤럭시 탭 10.1’과 ‘갤럭시 탭 8.9’, 애플 ‘아이패드2’ 가 4월에 국내에 출시될 경우 이미 국내 출시가 예고됐던 LG전자 ‘옵티머스 패드’ㆍ모토로라 ‘줌’(SK텔레콤), ‘옵티머스 패드’(KT) 등과 함께 태블릿PC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