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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10%, 12%…상가 확정수익률의 무서운 함정
#1 개인사업을 하는 황 모씨(43)는 지난해 경기 화성 택지지구에 있는 상가를 분양 받았다. 시행사는 미리 유명 브랜드 임차인이 맞춰져 있고, 최소 8% 수익률이 확정됐다고 안내했다. 황씨는 위치도 좋고, 배후수요도 풍부해 월세수입을 기대하고 투자했다. 비록 예상 만큼 장사는 잘 안 됐지만 1년 동안 8%대의 수익률을 올린 것에 만족했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려고 하자 업체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 장사를 포기하겠다며 1년 만에 짐을 쌌다.

#2 한 대기업 부장으로 일하는 민 모씨(52)는 지난해 서울 관악구의 대형 쇼핑몰상가 중 2층과 지하로 연결되는 두 구좌를 각각 분양 받았다. 당초 업체에서 밝힌 확정 수익률은 11%. 김 씨는 백화점처럼 업체를 임차한 뒤 전체 운영 수익에서 11%씩 떼어주는 방식에 확신을 가졌고, 지하통로가 전철역과 연결되고 대학가 근처여서 장사도 잘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연수익률 11%의 기쁨도 잠시, 계약한 지 1년뒤 임차인과 직접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자 임대료에 따른 실질 수익률은 4%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임차인을 먼저 구한 뒤 상가를 분양 받는 방식의 선임대 상가가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확정 수익률’을 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증금과 임대료가 정해져 있어 수익률이 고정이란 의미지만 깊숙이 따져보면 확정 수익률은 ‘일시적’이라는 함정이 숨어 있다. 임대차 갱신 시점에 가선 수익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거나 갱신 조차 못 하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우선 장사하기로 선정된 업체와 시행사와의 관계를 잘 따져봐야 한다. 시행사가 이름만 다른 3자를 통해 점포를 직영하는 방식을 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시행사는 처음에는 높은 가격으로 임대차 계약을 해서 수익률 자체를 높게 설정할 수 있다. 임차인 역시 임대료를 비싸게 내더라도 시행사와 분양 수익을 나눠 갖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는 투자자는 임대차 갱신 시점에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 임차인이 계약기간만 채우고 장사를 포기하면, 투자자는 같은 임대 조건에 임차인을 구하려고 해도 임대료가 비싸 최악의 경우엔 장기간 상가가 공실에 빠질 우려도 있다.


백화점 수수료 방식으로 시행사가 전체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하고 운영 수익에서 각 분양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경우엔, 임차인이 시행사에게 내는 실질 임대료가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가령 임차인은 월 80만원만 내지만 시행사가 20만원을 부담해 수분양자에게 100만원 임대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갱신 시점에 가선 수분양자와 임차인과의 직접 계약으로 바뀌는데, 이럴 경우 실질 수익률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계약서에 확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기간이 어떻게 명시돼 있는지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가114 장경철 이사는 “계약 즉시 확정 수익률이 발효되긴 하지만 통상 1년간만 보장되므로 이 1년 동안 확정된 수익률을 견고히 다질 수 있는 상권이 뒷받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ndibegin>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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