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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해 내내 상처 입은 짐승처럼 보냈어"
커가는 딸을 염려하는 부모가 읽을 책

소녀들의 사악함에 대해 알고 싶었다. 잘 모르는 사람을 따돌리는 소년들과 달리 소녀들은 오히려 가까운 사람을 따돌린다. 뒤에서 흉을 보고 소문을 내며 표적으로 삼은 대상에게 상처를 준다. 우정은 오히려 더욱 날카로운 창끝이 되어 친구의 가슴을 찌르기도 한다.


<소녀들의 심리학>(2011, 양철북)은 따돌림에 관한 소녀들의 심리를 다양한 실례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파헤친 최초의 책이다. 저자 레이철 시먼스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본인이 직접 겪은 따돌림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집필 욕구를 느꼈다고 한다. 저자는 소녀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따돌림의 특징을 대체공격으로 개념화 했다.


“<소녀들의 심리학>은 소녀들과 비신체적 갈등에만 초점을 둔 최초의 책이며 우리가 대체공격이라고 부르는 것의 가해자와 희생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중략) 이 책의 전반에서 대체공격 행위를 일컫는 용어로 ‘여학생 따돌림’을 쓸 것이다. (중략) 소녀들의 공격은 은밀하고 관계적이며 때로는 상실이나 고립에 대한 두려움이 그 원인이 된다.” P16


따돌림을 당하는 소녀의 마음을 잘 표현한 대사가 있다. 한 때 저자와 가장 친했던 친구, 앤의 고백이다.


“나는 그해 내내 상처 입은 짐승처럼 보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든. 그건 정말.. (한숨) 나를 보호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 같았어.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느낌, 벌거벗고 있는데 손가락질하며 깔깔거리는 사람들만 있고 덮을 담요를 건네줄 사람은 한 명도 없는 느낌이랄까? 무방비로 노출된 느낌. 그 나이에는 스스로 일어나거나 추스를 힘 같은 게 없잖아.” P181


따돌리는 아이의 마음도 천국은 아니었다. 따돌리지 않으면 오히려 따돌림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혹은 고립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나만 빼고 놀까봐 항상 불안했어요. 혼자 따돌림을 당할까 봐요. 나는 주류가 아닌 것 같았어요. 남자애들이 좋아하는 그런 애가 아니었거든요.” 183


결국 맞는 아이나 때리는 아이나 모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소녀들에게 평화를 줄 수는 없을까? 저자는 마지막 장에 주옥같은 전략들을 50페이지에 걸쳐 제시한다.


“소녀들은 갈등을 편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중략) 소녀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는 자기주장 행위를 하도록 격려하고 자극적이지도 공상적이지도 않은 여성적 공격 표현의 형태를 제시해야 한다. 그 책임은 사회화의 순간에 시작되고 학부모, 교사, 소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이 장에서 나는 정책입안과 교수법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포함하여 대체공격을 물리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할 것이다.” P323


이 시대를 사는 소녀들을 포함하여 딸을 가진 부모나 교사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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