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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 스캔들’ 덩씨는...사기꾼? 브로커? 스파이?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불륜 파문을 일으킨 중국 여성 덩모(33)씨의 정체를 두고 한국판 ‘마타하리’, ‘색계’의 주인공, 단순 브로커 등 각종 설(說)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 외교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것으로 지적되는 덩씨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덩씨의 상대자들이 엘리트 외교관들이고 그녀의 USB 메모리에 정부ㆍ여당 고위층 연락처가 담긴 점 등으로 미뤄 스파이설이 제기돼왔지만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덩씨의 행각을 보면 스파이로 보기에는 어설픈 점이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10일 “사실상 스파이로 보기에는 덩씨의 행동 자체가 노출돼 있고 과시적인 부분이 많다. 주변 교민에게 자신과 영사들간의 관계를 지나치게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국가적 스파이라면 외부로 얼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게 보통이지만 덩씨는 얼굴을 맞대거나 껴안다시피 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는 점만 봐도 전문 스파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덩씨의 한국인 남편 J(37)씨가 일각에서 제기된 정략결혼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 단란했던 가정생활을 보여주는 가족사진들이 여러 장 공개된 점도 표 교수의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표 교수는 “아무래도 덩씨가 중점을 뒀던 부분은 경제적 이익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덩씨가) 관계를 통해 돈을 번 쪽이 더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아가 덩씨를 ‘단순 사기꾼’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파이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덩씨가) 성을 매개로 영사들을 유인해 사기를 친게 중요하다. 사기꾼한테 넘어간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그는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스파이일 것이라는 증거가 거의 없지 않느냐”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그러나 덩씨의 의심쩍은 소행을 볼 때 스파이로 볼 정황도 없지 않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나왔다.

한국인과 가깝게 지내던 덩씨의 실체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는 데다 기밀에 해당할 수 있는 정보의 취득 과정도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이 그 근거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파이가 제일 중요시하는 게 정보다. 덩씨는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적극적이고 전방위적으로 관련국의 중요 정보를 수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족과 시댁, 주변 사람들조차 (덩씨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다.

정확히 덩씨가 무슨 직업을 갖고 있고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직장도 여러 번 옮겼다고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와 정보로는 ‘스파이냐 아니냐’를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음모이론’을 예로 들며 “단언할 수 없고 이중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정리했다.

곽교수는 “사건이 커지다 보니 ‘원인이 있겠지’, ‘음모가 있겠지’, ‘굉장한 첩보작전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는게 인간의 심리다. 이 사건 뒤에 정말 무엇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라 했다.

그는 “단순히 파워가 생기면서 그 파워를 즐길 수도 있다. 여러 가능성이 있다.

자기가 즐기려 했든 파워를 가지려 했든 이것도 하나의 인간의 욕구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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