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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엽기적인 찰리 쉰, 소셜미디어의 ‘위너’가 되다
“나는 호랑이의 피와 아도니스(그리스 신화의 미소년)의 DNA를 가진 사람이다”

최근 기행과 소동, ‘4차원 발언’을 일삼으며 구설수에 올랐던 미국의 중년배우 찰리 쉰(45)이 미국 연예계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한때 미남배우이자 아버지(마틴 쉰)의 대를 이은 할리우드 스타로 각광을 받았던 찰리 쉰은 엽기적인 언행과 각종 사건 사고로 망신살이 뻗치는가 싶더니, ‘악명’과 ‘오명’을 발판으로 오히려 인기가 급상승, 기이한 스타덤을 누리고 있다. 찰리 쉰의 말 한마디, 일거수 일투족이 미국 연예계에서 메가톤급 화제를 낳고 있다.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나 팝스타 레이디가가 저리가라다. 하나의 신드롬이다. 소셜 미디어 시대가 낳은 기현상이다. 찰리 쉰을 알콜중독 정신병자, 포르노배우에 빠진 섹스 중독자, 허언을 일삼는 망상증 환자로 종종 묘사했던 언론은 이제 소셜 미디어 시대가 배출한 마케팅의 천재로 ‘재평가’하고 있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논란의 천재로 묘사했지만 적어도 지금 미국에선 찰리 쉰이야말로 소셜 미디어의 ‘최후 승자’다.

지난 3월 1일 찰리 쉰이 마이크로 블로그인 트위터 계정을 만들면서 24시간만에 100만명의 팔로워가 뒤따라 기네스북의 새로운 기록을 세운 것은 약과다. 그는 자신만의 의미로 세상의 단어들을 재정의하고 있다. LA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의 언론들은 이를 가리켜 “찰리 쉰 사전”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찰리 쉰이 미국 유수의 TV방송, 신문 등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쏟아놓은 기상천외한 발언들에서 기원했다. 그 예로 그가 내뱉은 이후로 미국에선 유행어로 떠오른 ‘위닝, 위너’(winning, winner)가 있다. 그는 “(정서가 양극단을 오가는) ‘조울증’(bi-polar)이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나는 늘 ‘양수겸장의 승리’(bi-winnng)를 거둔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나는 승자다”라고 대답하면서 비롯됐다. LA타임스가 모아놓은 ‘찰리 쉰 사전’에는 ‘위닝’을 “찰리 쉰 궁극의 철학”이라고 등재해놓고, “내가 지금 빠져있는 유일한 일은 승리하는 것” “모든 순간의 승리” “흥, 이겼네”같은 찰리 쉰이 입버릇처럼 쏟아놓는 발언들을 ‘용례’로 삼아놨다. 또 “마약을 하느냐”는 질문에 찰리 쉰은 “난 약에 빠져있다. 그것은 찰리 쉰이라는 약이다. 나를 제외한 어떤 사람도 사용해선 안된다. 죽을 수도 있다. 얼굴은 녹아내리고 몸은 부풀어 오르고 흘러 넘쳐 당신의 아이들이 울부짖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찰리 쉰은 축구에서 3번 골을 넣은 ‘해트 트릭’에 빗대 4차례의 이혼을 ‘황금모자쓰기’(wearing a golden sombrero)라고 했다. 트위터에 입성하게 된 동기도 기고만장하다. “호랑이의 피를 갖지 않고, 아도니스의 DNA도 없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 뿐 아니라 인터넷과 라디오에서도 찰리 쉰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의 라디오 채널 시리우스 XM은 찰리 쉰에 관한 모든 것을 토~일요일 24시간 동안 다루는 프로그램 ‘타이거 블러드’를 최근 마련했다. 또 지난 5일 찰리 쉰은 자신이 ‘여신’이라고 부르는 두 명의 포르노배우와 동거 중인 자신의 집에서 ‘찰리 쉰의 코너(Korner)’라는 제하의 생방송 인터넷 토크쇼를 했다. 여기서도 “내 요술장이 머리로부터 진심으로 시청자들을 환영한다”거나 “나는 만살 먹은 노인과 7살배기 블로거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어록 행진’을 계속해갔다. 

찰리 쉰은 지난 1년간 세번째 부인에 대한 폭행과 협박으로 인한 파경, 자녀들에 대한 양육권 상실, 포르노배우들과의 동거, 잦은 음주ㆍ마약ㆍ섹스 파티, 알몸 소동 등으로 거의 매일같이 각종 매체 할리우드 가십란을 채웠다.

젊은 시절 누구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최근까지도 CBS의 인기 시트콤 ‘두 남자와 1/2’에서 할리우드 최고인 회당 출연료 125만달러(14억9250만원)를 받는 찰리 쉰의 이러한 행동이 보통사람들로선 납득이 쉽게 가지 않지만, 일련의 돌출적인 악행이 그의 몸값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트위터 참여 역시 순수한 개인적 동기 때문이 아니라 유명인사들의 SNS를 통해 광고수입 ‘등을 얻는 중개 회사를 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샌드라 테드포드는 ‘찰리 쉰이 소셜 미디어의 총아이자 트렌드 세터가 되다’라는 글에서 “찰리 쉰의 눈부실정도로 탁월한 온라인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이해와 주장을 펴는데 TV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를 활용했고, 이를 바탕으로 소셜 미디어에 진입한 뒤 자신의 개인적인 브랜드를 프로모션하는데 성공했다”는 요지의 평가를 남겼다. 또다른 미디어 전문가인 앤드류 헌트도 “찰리 쉰, 헛소리하는 미치광이인가 마케팅의 천재인가’라는 글에서 찰리 쉰의 소셜 미디어 전략을 분석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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