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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물가' 때문에... 대한민국 소비패턴이 바뀐다
연일 고공행진하는 소비자물가가 서민들의 소비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까지 몽땅 바꿔놓고 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고기 대신 콩, 두부, 두유 등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러시다. ‘반값 할인’하는 소셜커머스도 유행이다. 구제역과 리비아 사태 등 쌍끌이발(發) 고물가 파고 때문에 ‘자린고비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싼 기름값 때문에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회사원 박모(35ㆍ성남시 분당구) 씨는 이달 초부터 자가용 대신 버스로 출퇴근한다. 직장이 여의도지만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주말에만 차를 이용하기로 한 것. 리비아 사태로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 시대를 맞으면서 기름값 감당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박 씨처럼 유가 급등으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4호선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11만명(2.7%) 늘었다. 편의점 교통카드 충전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 12월 교통카드 충전매출은 25% 상승했다. 한 차량을 같은 지역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카 셰어링(Car Sharing)’이 등장했고 ‘카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고기 대신 두부, 밥 대신 라면, 외식 대신 도시락=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외식비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대체 소비가 늘고 있다. 비싼 고기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콩, 두부 등이 인기다. 특히 구제역에 따른 육류값 인상과 유제품 공급 감소로 고기 대신 생선, 우유 대신 두유, 멸균우유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SK마케팅앤컴퍼니가 최근 성인 남녀 12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54%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값이 너무 올라서’ 줄였다는 응답이 73%에 달했다.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음식값이 치솟자 라면 소비도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등 편의점의 2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컵라면과 봉지라면은 작년 동기 대비 각 36.8%, 46.8% 상승했다. 외식 대신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GS25에서는 같은 기간 도시락 매출이 1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값 할인, 소셜커머스 인기 폭발=회사원 양승모(37ㆍ서울 영등포구) 씨는 매일 아침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접속해 그날 판매되는 상품을 확인한다. 며칠 전에는 모바일 주유권(3만원)을 30% 할인된 2만1000원에 구입했다. 안 씨는 “평소 몇 십원 정도밖에 할인받을 수 없었던 기름값을 30%나 할인받았다”면서 “모바일로 티켓을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고 사용하기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저렴한 금액에 검증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소셜커머스 인기가 갈수록 거세다. 소셜커머스는 특정 상품을 50~90% 할인된 금액에 살 수 있는 일종의 공동구매 형태의 온라인 쇼핑 사이트다. 특정 지역의 레스토랑, 공연, 여행 티켓, 건강식품 등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

소셜커머스업체 지니의 차승호 대표는 “물가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늘면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에게 소셜커머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매일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소셜커머스를 잘 활용하면 합리적인 소비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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