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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소리만 요란한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 부산의 꿈’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 도시를 꿈꾸는 부산이 연이은 사고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부산 의료관광의 핵심인 서면 메디컬스트리트에는 최근 발생한 무면허 의료행위 사건의 여파로 흉흉한 소문마저 돌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시책을 마련해 발표한 부산시의 들뜬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부산시가 발표한 의료관광객 유치 확대 시책은 부산을 총 3개의 권역으로 나눠 의료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도심권과 해운대 및 동부산관광단지의 동부산권, 대학병원 밀집지역인 서부산권 등 3개 권역으로 나눈다.

핵심 의료관광 메카인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는 국비와 시비, 구비를 합해 30억원을 들여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성형, 피부, 치과, 안과 등이 주력을 이루고 있다. 서면 메디컬스트리트에 위치한 의료시설은 150여곳. 이중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가 성형외과이다.

하지만 이곳의 성형외과 병원에서는 최근까지 심상치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부산금정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의료자격증이 없는데도 470여명을 상대로 성형수술을 해온 혐의로 가짜 의사 박모(38)씨를 구속하고, 박씨에게 고용된 의사 유모(40)씨와 또 다른 의사 이모(44)씨 등 의사 2명에 대해 구속했다. 경찰은 또 설립요건에 미달한 병원의 개원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김모(50)씨 등 보건소 7급 공무원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피해자만 475명에 달하고 상당수가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있다.

지난 2009년 9월에도 이곳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한 환자들이 한주 동안 두명이나 사망하고 한명이 중태에 빠지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1년간 조사한 부산경찰은 아무련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 영구 미해결 사건으로 남게돼 궁금증도 커졌다.

이처럼 부산 의료관광의 핵심 분야로 각광 받던 성형외과는 실제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있다. 의료관광의 경우 평판이 매우 중요한 산업임에도 의료관광 특구를 자처하던 메디컬스트리트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한데에는 관계기관의 책임도 크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부산시민들은 관광 유치에 앞서 지역내 의료수준을 높이고 철저한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부산시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진료를 받기위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5921명으로 전년도인 2009년 4676명보다 1245명(26.6%)이 늘어났다. 결과에 도취될 것이 아니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서민 건강을 위해 지자체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구난방식으로 확장되가던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를 확실하게 정비해 신뢰를 제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의 의료관광특구 지정으로 서면지역 의료업계는 양적으로 급속한 팽창을 지속해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체 의료시설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고, 부적격 의료인들을 퇴출시켜 국제적 의료시티로서 자존심을 회복해야 하며, 이후에도 지속적이고 철저한 당국의 감시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윤정희 기자 @cgnhee>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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